11월 BSI 13개월만에 최대 낙폭 제조-비제조업 모두 전망 어두워 “한은, 내달 금리인하 논의할 듯”
수출 부진으로 3분기(7∼9월) 성장률이 고꾸라진 가운데 기업들의 향후 경기 전망도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안팎에서는 충격적인 3분기 성적표를 받아 든 한국은행이 결국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1.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전월에 비해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91.8의 BSI 전망치는 지난달(96.2) 대비 4.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13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11월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었다. 제조업 BSI(91.1)는 올해 3월 기준선 100을 넘긴 뒤 4월부터 8개월 연속 100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한경협은 제조업 중 자동차, 석유화학, 식음료 등 상당수 업종이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내수 위축 여파로 부진할 것으로 풀이했다. 비제조업 BSI(92.5)도 올해 8월부터 4개월 연속 기준선에 못 미쳤다.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이처럼 얼어붙은 건 그만큼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당장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고물가로 내수도 살아나는 데 한계가 있다.
시장 안팎에선 결국 한은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도 24일 보고서를 통해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지만,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한국이 ‘나 홀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추가 환율 상승 등으로 국내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낮아진 성장률을 반등시키기 위해선 기준금리를 조기에 내려 내수를 활성화해야 한다”면서 “다만 올해 중 인하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내년 상반기(1∼6월) 중에서도 이른 시점으로 (금리 인하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