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총인구의 4.8%… 역대 최다 외국인노동자 17%-유학생 9%↑ OECD ‘다문화사회’ 기준 근접 2040년 이주인구 323만명 전망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은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동네다. 전체 주민 약 1만8000명 중 1만 명가량이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온 고려인 출신이다.
함박마을 골목 어디서나 러시아어로 된 카페, 미장원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 요리나 몽골 식료품을 파는 가게들도 흔하다. 동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 가운데는 한국어보다 외국어로 대화하는 아이들이 더 많다. 이곳에서 원룸 건물을 임대 중인 이모 씨(70)는 “세입자 15가구 중 한국인이 사는 가구는 한 곳도 없다. 모두 외국인들”이라며 “세금이나 방세를 받을 때도 서툰 영어로 소통하는 게 일상”이라고 했다.
함박마을 주민처럼 국내에 장기간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지난해 약 246만 명에 육박하면서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외국인 인구는 총인구 대비 4.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규정한 ‘다문화·다인종 사회’ 기준인 5%에 근접하게 됐다.
지난해 외국인 주민 수는 한국 총인구(5177만4521명)의 약 4.8%를 차지했다. 전국 17개 시도별 인구와 비교하면 인구 6위 광역지방자치단체인 경북(258만9880명)과 7위 도시인 대구(237만9188명)와 견줄 수 있다. 국내 총인구는 3개월 미만 단기 체류 외국인을 제외한 실제 거주 인구 수치다.
최근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빠르게 늘면서 한국도 다문화·다인종 국가 진입을 앞두고 있다. 2022년 통계청이 발표한 ‘2020∼2040년 내외국인 인구 전망’에 따르면 외국인과 귀화자, 이민자 2세 등을 포함한 이주 배경 인구는 2020년 218만 명에서 2040년 323만 명으로 100만 명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이주 배경 인구 비율은 4.2%에서 6.4%로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과거 일본은 장기 불황과 저출산 문제를 이겨내기 위해 개방 정책을 내세웠으나 특유의 배타적인 문화로 결국 다문화사회 안착에 실패했는데 현재 한국도 이를 답습할 수 있다”며 “인식과 제도를 바꾸기 위해선 여러 부처에 걸친 통합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