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의혹 감사 회의록 공개 거부에 野 단독으로 법사위서 고발 의결 논문-황제관람 의혹 등 증인 대상 상임위 곳곳 동행명령장 발부도
여야가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막바지까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2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현장 국정감사에선 야당이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의혹 감사와 관련한 감사원 감사위원회 회의록 공개를 요구했지만 최재해 감사원장이 재차 거부했다. 야당은 최 원장과 최달영 사무총장을 회의록 제출을 거부한 혐의로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야당은 이날 김 여사의 논문 표절 및 황제 관람 의혹 등을 정조준하며 각 상임위원회 불출석 증인들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이날 동행명령장을 발부한 증인 9명 중 5명이 김 여사 의혹과 관련된 인물이다. 여당은 “정치쇼”라고 반발하며 퇴장하는 등 감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11월 1일 국감 종료를 일주일 앞둔 이날까지 국감이 ‘김건희 블랙홀’에 빠지면서 “민생과 정책을 외면한 정쟁 국감”이란 비판이 나왔다.
● 野 “부실 감사” 與 “정치적 중립성에 영향”
법사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위원들의 발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감사위원의 독립성과 적극적 의견 개진, 정치적 중립성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회의록 공개를 반대했다. 최 원장은 “감사원은 독립성과 중립성을 최고로 중시하는 기관”이라며 “회의록은 감사위원들의 회의와 심의의 독립성을 존중해 공개를 안 하는 게 오랜 관행”이라고 거부했다. 야당은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람을 거부한 최 원장과 최 사무총장 등 두 사람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 상임위 곳곳에서 동행명령장 발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선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와 관련된 김태영 21그램 대표와 이재선 원탑종합건설 대표, 전해갑 아원고택 대표 등 불출석 증인 3명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민주당 소속 맹성규 위원장은 “국정감사에 응하지 않은 것은 국회의 권위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동행명령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교육위원회도 이날 종합감사를 시작하자마자 김 여사 논문 대필 의혹을 겨냥해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 등 2명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야당 주도로 의결했다. 설 교수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는 8일 국정감사에 이은 두 번째다.
병실 찾아가 동행명령장 전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왼쪽)이 24일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에 입원한 최재혁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에게 동행명령장을 전달하고 있다. 전 KTV(한국정책방송원) 방송기획관을 지낸 최 비서관의 경우 지난해 김건희 여사의 KTV 국악 공연장 방문과 관련해 일반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건강상의 사유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이기헌 의원실 제공
26년간 국정감사 활동을 평가해 온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7∼18일 국정감사에 대한 결과 보고서에서 낙제점 바로 위인 ‘D―’로 평가하며 “모든 상임위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 수사·재판, 김 여사 의혹으로 감사가 아닌 수사를 하는 듯한 정쟁 국감이었다”고 지적했다. 야당이 ‘정쟁성’으로 증인을 채택하고, 증인이 불출석하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행태를 반복했다는 점도 비판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