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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버지 안 닮아 다행’이라는 시어머니…화가 나는데 어쩌죠?” [e글e글]

입력 | 2024-10-25 14:12:00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시어머니로부터 “사회성 없는 네 아버지를 안 닮아서 다행”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며느리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댁에서 저희 아빠 사회성 없다는 얘길 듣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인 며느리 A 씨는 “지난 추석 연휴 때 시어머니와 대화하다 있었던 일”이라며 시어머니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A 씨가 “‘전 저희 아빠를 많이 닮았어요’라고 하자 시어머니는 ‘(너희 아버지) 사회성은 안 닮아서 다행이다’라고 답했다. 화가 난 A 씨는 집으로 돌아와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저희 부모님에 대해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 좀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난 나쁜 뜻으로 말한 게 아니야. 단지 사돈어르신이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말씀도 없고 하신데, 넌 그걸 안 닮았다고 한 것뿐이야. 하지만 네 입장에선 기분 나쁠 수도 있으니 내가 사과하마”라며 사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A 씨의 분은 풀리지 않았다. A 씨는 “이렇게 마무리는 됐지만, 시어머님이 사회성의 뜻을 몰라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게 아닐 거라는 생각에 아직도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A 씨 가족은 양가 부모님들을 모시고 1년에 4번 정도 식사를 하거나 여행을 갈 만큼 가깝게 지낸다고 한다. 내년 설에도 양가 부모님과 다 같이 여행을 갈 계획이었다.

A 씨는 “여행 스케줄은 저희 아빠가 짜시는데, 몇 달 전부터 좋은 호텔 잡아야 한다며 알람까지 맞춰가며 예약해 놓으셨고 시부모님이 좋아하실만한 여행지로 짜고 계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어머니는 저희 아빠 사회성 없다고 하시는데, 저희 아빠는 시부모님 위주의 여행 스케줄을 짜고 계시는 모습을 보니 화도 나고 너무 속상해서 결국 저희 부모님께 추석 때 있었던 일들을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저희 부모님은 여행을 모두 취소하자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A 씨의 남편은 “엄마가 잘못을 인정하시고 사과도 하셨는데 굳이 뭐 하러 장인, 장모님께 말씀드려서 양가 부모님들 서로 불편하시게 만들었냐. 네가 일을 크게 만들었다. 이제 내가 장인장모님을 어떻게 뵙느냐. 그리고 이제 너도 우리 부모님 만나는 게 편하진 않을 거다. 네가 우리 모두를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A 씨에게 따졌다.

하지만 A 씨는 “사과를 하시든 안하시든 시어머님이 저런 말씀을 하신 순간 양가 부모님의 관계는 끝났다. 내가 우리 부모님께 전달 안 했다면 우리 부모님은 아무것도 모르신채 시부모님께 잘해드렸을 텐데 난 그 꼴 못 본다”고 맞섰다.

그는 “우리 부모님은 얼마 전에도 이런 상황을 모르신채 여행 다녀오시면서 시부모님 드리라며 선물도 사오셨다”며 남편에게 “이제 양가 부모님들이 서로 만나시는 일은 없을 거고, 난 시부모님께 할 도리만 할 거다. 사실 아예 안 뵙고 싶지만 네 부모님이니 도리는 할 거다. 그리고 네가 우리 부모님 뵙는 건 시간이 흘러서 좀 괜찮아지면 뵙던지 하자”고 했다. A 씨는 “제 생각이 틀렸나? 제가 일을 크게 만든 걸까?”라며 조언을 구했다.

또 A 씨는 추가로 “시어머니께서 저희 아빠 사회성에 대해 말씀하신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에 시어머니가 저희 엄마한테 ‘오은영 상담소에 모 연예인 부부가 나왔는데 이 연예인이 사돈어르신이랑 비슷해요. 꼭 한번 보세요’라고 하셔서 저희 엄마가 그 회차를 보셨는데, 이 연예인이 사회성 부족에다 정신병원까지 다녀올 만큼 문제 있는 사람으로 나왔다”고 부연했다.

이어 “엄마가 서운해 하시며 저한테 말씀하시기에, 그때는 제가 시어머니 뜻은 그게 아닐 거다, 오해일 거다, 하면서 무마시키고 넘어갔는데, 이런 일이 또 생긴 거다. 그리고 추석 때 저 일이 있고나서 제가 남편한테 모든 일을 다 얘기했고, 남편이 시어머니께 전화해서 ‘엄마가 잘못하셨다’고 했다. 시어머니도 ‘내가 말실수를 했다. 하지만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대다수 누리꾼들은 “사회성 없는 건 시어머니 본인 얘기 아닌가”, “남편이 입장 바꿔서 생각해봐야 한다”, “그런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 사회성이 없는 것” 등 A 씨의 시어머니와 남편을 비판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