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 국내 상륙 후 선풍적 인기 ‘위고비’의 명암 전문가들이 보는 위고비… 정상체중 환자 대상 효과 불확실 약물 의존 땐 ‘요요현상’ 가능성… “미용 목적으로 처방해선 안돼”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다른 식욕억제제에 비해 안전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상 체중 환자들이 다이어트를 위해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를 오남용 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위고비를 비롯해 혈당 관련 호르몬인 글루카곤과 유사한 펩타이드(GLP) 계열의 약물은 뇌 시상하부를 자극해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신경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나비약’으로 불리는 디에타민 등 펜타민 성분이 포함된 마약류 향정신성 식욕억제제가 교감 신경계를 자극해 중독성 및 부작용이 큰 것과 비교할 때 GLP 계열은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한비만학회는 2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흔한 부작용으로 오심, 구토, 변비, 설사, 복부팽만감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췌장염 발생 가능성도 있기에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위고비는 비만 환자 치료 목적으로 의사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라며 “치료 대상자는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고 강조했다.
위고비가 오남용 될 경우 실제 비만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공급되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위고비가 오남용 되면 실제 체중이 150∼200kg에 달하는 비만 환자들이 필요할 때 약제를 공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비만 치료를 하지 않는 의사들이 처방하는 것도 문제다.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게 미용 목적으로 위고비를 처방해선 안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약물에 의존한 채 체중을 감량할 경우 ‘요요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약 이외에도 운동, 식사요법 등을 병행해야 근육량을 유지하며 요요현상 없이 건강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