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기 오는데 누구랑 함께 와야 해?”
10월 23일 경기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열린 제2회 춘당배 시니어테니스대회. 85세 이상부와 90세 이상부로 열린 이날 대회에 참가한 최고령은 강신국 씨로 97세였다. ‘여기 누구랑 오셨어요?’라고 물어보자 “아니 이런데 오는데 꼭 누굴 데리고 와야 하나?”라며 다소 기분 나쁜 표정을 지었다. 강 씨는 “전철 타고 오다 택시 탔어”라고 말했다. 100세를 눈앞에 둔 고령임에도 전국 어디든 아직 혼자 다닐 수 있다고 했다.
올해 97세인 강신국 씨가 10월 23일 경기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열린 제2회 춘당배 시니어테니스대회에 출전해 상대 공격을 포핸드스트로크로 받아 넘기고 있다. 김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은행에 입사하지 못한 강 씨는 평생 교직에 몸담았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일주일에 3회 테니스를 치러 다닌다. 서울 관악구 남강중학교에서 치는 테니스 모임에 나가고 있다. 그는 “남강테니스클럽에 ‘화금회’라는 게 있다. 우리는 월 수 금 테니스를 치고 있다. 난 단 하루도 빠지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는 배경에 일찌감치 테니스를 치기 시작한 게 주효했다고 했다.
올해 97세의 강신국 씨. 10월 23일 경기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열린 제2회 춘당배 시니어테니스대회에 최고령으로 출전했다.. 김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출전 선수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조희선 씨(96)도 50년 넘게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그는 “내 고향이 황해도인데 테니스 치는 선생님들을 보고 테니스를 알게 됐다. 당시 선생님들 없을 때 쳐 보다 나이 40세가 넘으면서 건강과 취미를 위해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테니스가 내 건강을 지켜주기도 했지만 이 나이에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도 줬다. 주변에 친구들 다 죽었는데 테니스 채를 들고 코트에 나오면 나를 반겨주는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 덕에 아직 내가 즐겁게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
올해 97세인 강신국 씨(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10월 23일 경기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열린 제2회 춘당배 시니어테니스대회에 출전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대회 주최자인 홍기훈 춘당장학회 이사장. 홍 이사장도 올해 91세로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김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0월 23일 경기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열린 제2회 춘당배 시니어테니스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김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날 경기에서 90세 이상부에서는 이을주 씨(93)-김응기 씨(90)조가 우승했고, 민경찬 씨(91)-박광노 씨(90)조가 준우승, 이정식 씨(93)-박순 씨(91)조, 조희선 씨(96)-유명숙 씨(87)조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85세 이상부에서는 김대규 씨(85)-이대우 씨(86)조가 우승했다. 2위는 한준구 씨(84)-김영석 씨(87)조가 차지했고, 윤상희 씨(87)-김춘회 씨(85)조, 지군자 씨(80)-한태성 씨(86)조가 공동 3위를 했다
10월 23일 경기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열린 제2회 춘당배 시니어테니스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김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