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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접어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군인 사망자 17만명, 하루 175명꼴

입력 | 2024-10-26 09:15:00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유럽 위기 한반도로 전이… 군인·민간인 사망자 23만 명




“북한이 파병을 계기로 러시아와 혈맹이 되고 있다. 향후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을 제공하거나 대북제재를 무력화하는 등 ‘레드라인’을 넘지 않도록 확실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 미국의 힘이 조금씩 빠지면서 각 나라가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미국이 중동 문제 개입을 줄인 결과다. 올해 미국 대선 결과가 아직 불확실한 상황에서 세계와 한반도 안보 상황이 심각하다.”(엄구호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러시아 파병 북한군 모습(위)과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에 러시아 국기와 인공기가 동시에게 양됐다”며 친러 성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라온 사진. [‘Z작전-러시아 봄의 군사특파원’ 텔레그램 캡처]

“북·러, 레드라인 넘지 않도록 확실한 메시지 줘야”
확전 일로의 양대 전쟁으로 국제정세가 한 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시계 제로’ 상태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2022년 2월 24일(이하 현지 시간)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로 접어든 가운데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라는 대형 돌발 변수까지 등장했다. 유럽을 엄습한 러시아발(發) 안보 위기는 북한을 매개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긴장까지 고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복수’를 천명하고 연일 전선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군의 공세는 하마스 근거지 가자지구는 물론, 헤즈볼라가 있는 레바논으로까지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상호 공습에 나서면서 전화(戰火)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은 당장 두 나라 전선뿐 아니라, 국제질서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북한은 선발대 2600여 명을 보낸 데 이어 총 1만2000명에 달하는 ‘특수부대’를 러시아에 파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국가정보원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에 이어 미국도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했다(10월 23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발언). 북한군 특수부대가 러시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파병을 계기로 북·러 관계가 혈맹 수준으로 격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첨단 군사기술과 함께 ‘안보 우산’까지 제공받으면 한국의 안보 위기는 더 고조될 수밖에 없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주요 전선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개전 후 현재까지 양국 병력 사망자는 17만 명 이상이고, 부상자는 75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그래프 참조). 10월 미국 정보기관은 러시아군 누적 사상자가 61만5000명(전사 11만5000명, 부상 50만 명)에 이르고, 우크라이나군도 30만7000명의 사상자(전사 5만7000명, 부상 25만 명)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들어 양국 군 사상자는 급증하고 있다. 9월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전선에서 진격하고, 자국 영토 쿠르스크를 점령한 우크라이나군에 반격을 가하면서 전황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도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올해 7월 31일까지 숨진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는 1만1520명, 부상자는 2만3640명에 달한다(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통계).

중동 분쟁으로 민간인 피해 심각

가자지구에서 교전 중인 이스라엘군. [뉴시스]

중동에선 이스라엘이 하마스, 헤즈볼라에 이어 이란으로까지 공세를 확대하며 인명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은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암살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개전 초 하마스의 잔혹한 공격으로 이스라엘 곳곳에서 영유아를 포함한 민간인 다수가 학살됐다. 이스라엘 당국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이스라엘 민간인 사상자는 1만 명을 넘어섰고, 이스라엘군 사상자도 6000명에 육박한다.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반격에 가자지구와 레바논의 피해도 극심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등 추산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사상자는 14만 명에 달하며 그중 상당수는 민간인으로 보인다. 9월 이스라엘군 공세가 본격화된 레바논에서도 1만4000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 측은 사상자 대부분이 하마스, 헤즈볼라 전투원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현지 주민들은 “무고한 민간인이 대다수 학살됐다”고 맞서고 있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462호에 실렸습니다〉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