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10월 중고가 거래 4~6%P 감소 “대출 한도 축소로 매수세 줄어” ‘특례 대출’ 9억 이하 거래가 절반 당분간 부동산 시장 관망세 전망
입주 4년 차 대단지(3045채) 아파트인 서울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전용면적 84㎡ 매매거래 건수는 올해 7월 27건에서 지난달 3건으로 급감했다. 초등학교가 가깝고 매매가격이 9억∼11억 원대인 신축이어서 거래량이 많았지만, 지난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이후 문의가 뜸해졌다. 같은 면적이 20억 원대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채)도 거래 건수가 7월 31건에서 9월 9건으로 줄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 한도가 축소돼 매수세가 붙지 못하고 있다”며 “매도자도 호가를 내릴 생각이 없어 거래가 주춤하다”고 했다.
9억 원 이하 아파트는 정책성 대출 상품인 신생아 및 생애 최초 특례 대출을 이용할 수 있어 규제 영향이 덜했던 것으로 보인다. 30억 원 초과 아파트는 수요자가 대출 금리와 한도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자산가 또는 전문직종 가구인 만큼 규제 영향이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기간에 집값이 올라가 거래가 줄긴 했지만 문의는 꾸준하다”며 “간간이 상승거래가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호가는 크게 내려가지 않는 동시에 매수세는 줄면서 매물이 쌓이는 형국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7229건으로 DSR 2단계 시행 전인 8월 31일(8만545건)보다 8.2% 늘었다. 매매 거래량은 7월 9024건에서 8월 6329건으로 줄어든 뒤 지난달 2890건에 그쳤다. 이달 거래량은 이날 기준 1365건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대출 한도가 줄어 중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인하될 때까지 시장은 지금과 같은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