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들과 함께한다면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맹자 ‘양혜왕 하(梁惠王下)’
오항녕 전주대 대학원 사학과 교수
백성들은 대지, 즉 논밭, 숲, 강, 바다 등에서 생산물을 얻어 생계를 유지하였다. 그래서 사유지를 제외한 숲 등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개방되어 생계 수단을 얻을 수 있었다. 공유지(commons)였던 것이다. 소나무·참나무 같은 목재, 꿩·토끼 같은 동물, 딸기·버섯 같은 식물…. 이곳은 또한 나들이와 놀이의 공간이었다. 로빈후드의 셔우드 숲을 상기하면 이해하기 쉽다.
전국시대 군주들은 이 공유지를 독점하였다. 이제 공유지의 사용, 수익, 처분을 놓고 긴 투쟁이 벌어질 터였다. 국가 정책의 강제성에 따라 백성들은 세금을 내든지, 아예 뒤엎든지 할 것이다. 바다나 갯벌, 숲과 하천에 철도나 공항을 놓고 이를 정부 마음대로 처분, 사유화할 수 있다는 생각의 폭력성은 ‘효율화’, ‘경영 합리화’라는 미명 아래 가려진다. 인류의 오랜 역사는 공적 자원의 사유화는 비효율과 공동체의 불안을 낳는다고 가르친다.
오항녕 전주대 대학원 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