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서거 45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따로 앉아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특별감찰관 임명을 둘러싸고 분란에 휩싸여 있다.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더불어민주당이 미루고 있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해 왔다. 그러나 한동훈 대표가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면서 한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들과 국민의힘의 기존 노선을 따르는 추경호 원내대표 측 의원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한 대표 측 주장도 추 원내대표 측 주장도 나름 일리가 있지만 양측이 의총에서의 표 대결 운운하며 분란을 키울 때가 아니다. 특별감찰관 임명을 둘러싼 분란이 검찰의 잇따른 김 여사 불기소 이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특검법에 대한 주의를 이미 흐트러뜨리고 있을 뿐 아니라 김 여사 특검법 논란으로까지 번지면 당론을 크게 분열시켜 여야 대표 간 특검법 합의의 도출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국민들 사이에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낮을 대로 낮은데도 더 낮아지는 이유는 김 여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신뢰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민은 중립적인 기관이 다시 수사를 해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여긴다. 이런 기대에 효과적으로 부응할 수 있도록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한 대표가 스스로에게 부과하고 있고 또 그에게 요구되고 있는 임무다.
특별감찰관도 임명하고 김 여사 특검법에도 합의해야 한다. 다만 지금으로선 김 여사 특검법이 특별감찰관 임명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우선순위에서 앞선다. 특별감찰관 임명은 한동훈-이재명 간 여야 대표 회담의 결과를 보고 그때 가서 거론해도 늦지 않다. 여야가 김 여사 특검법에 합의하면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의 연계 문제는 부수적으로 풀릴 수도 있다. 일의 경중(輕重)과 우선순위를 구별하는 정치적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