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대한민국발 무인기에 의한 엄중한 주권 침해 도발 사건의 최종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며 우리 측 백령도서 이륙했다는 무인기가 10월 8일에 비행한 ‘비행 이력’을 공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무인기의 비행 이력을 조사한 결과 이륙 지점이 서해 백령도로 확인됐다며 비행 주체가 한국군이라고 주장했다.
28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국방성 대변인이 전날 ‘대한민국발 무인기의 이륙지점과 침입경로, 침입목적을 확증한 주권침해도발사건의 최종조사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추락한 무인기에 지난해 6월 5일부터 올해 10월 8일 사이 기록된 238개의 비행 계획과 비행 이력이 존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중 10월 8일 자료를 제외한 나머지 자료는 모두 한국 영역 내에서 비행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무인기의 이륙지점과 침입경로 등에 대해선 “10월 8일 23시 25분 30초 백령도에서 이륙해 황해남도 장연군과 초도 주변의 해상을 지나 남조압도 주변 해상까지 비행하다가 변침해 남포시 천리마 구역 상공을 거쳐 평양 상공에 침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인기의 당시 비행경로를 보여주는 그래픽도 제작해 공개했다. 초록색 선으로 표시된 비행경로를 보면 무인기는 백령도에서 이륙해 서해안을 따라 올라간 뒤 평양에 진입했다가 같은 경로로 백령도를 향해 돌아가는 것으로 돼 있다.
북한은 “(이 무인기가) 10월 9일 1시 32분 8초 외무성 청사와 지하철도 승리역사 상공에, 1시 35분 11초 국방성 청사 상공에 정치선동오물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국방성 대변인은 1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담화를 싣고 평양에 침투한 무인기의 잔해를 분석한 결과 한국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 차량에 탑재됐던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이라고 주장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그러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주권침해행위가 재발하는 경우 모든 화난의 근원지, 도발의 원점은 우리의 가혹한 공세적 행동에 의해 영영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이날 담화를 내고 서울 상공에 무인기를 보내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을 살포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김여정은 “가정된 상황”이라면서 “서울시 상공에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출현해 ‘윤 괴뢰’를 비난하는 삐라가 살포됐다. 우리 군부나 개별단체 또는 그 어떤 개인이 무인기를 날린 사실은 없으며 확인해 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더러운 서울의 들개무리들이 어떻게 게거품을 물고 짖어대는지 딱 한 번은 보고 싶다”며 “세상도 궁금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