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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 씨(36)는 최근 몇 달간 만성적인 복통과 설사가 반복되고 이유 없이 체중이 감소해 병원을 찾았다. 내시경검사와 조직 생검 결과, 최근 젊은 층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 ‘크론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크론병은 장관 내부에서 비정상적인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주로 20~30대 젊은 층에서 발병한다. 주요 증상은 만성 복통과 설사, 체중 감소, 피로, 혈변 등이 있으며, 소장 협착이 있는 경우 식후 쥐어짜는 듯한 간헐적인 통증과 복부 팽만, 구역,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난다.
크론병은 증상이 유사한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달리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지 않으며, 야간 설사나 점액변, 혈변, 뒤무직, 메스꺼움, 발열, 식욕 부진, 체중 감소, 피로감이 동반되는 특징이 있다.
크론병 환자의 1/3은 관절, 피부, 안구 증상 등 다양한 장관 외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장관 외 증상으로는 말초신경염, 관절통, 요통 등 관절 질환이 있다. 피부질환으로는 구강궤양과 결절성홍반이 발생하며, 안구질환으로는 안구통이나 눈부심, 충혈 등을 특징으로 하는 포도막염, 홍채염, 상공막염을 확인해야 한다.
크론병의 원인과 발병 기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전 소인이 있는 환자에서 산업화에 따른 여러 환경 변화 요인들이 작용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염증성 장질환의 5~10%가 가족 관련성이 있으며, 나머지 대부분은 가족이나 유전과 상관없이 산발적으로 발병한다.
크론병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력 정취 및 신체검사, 혈액검사, 대변검사, 내시경검사, 조직검사, 영상 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해야 한다. 내시경검사를 통해 장관이 침범 부위를 확인하고 조직 생검을 시행한다. 내시경검사로는 위내시경, 소장내시경, 대장내시경, 캡슐내시경을, 영상 검사로는 CT, MRI, 위장관 초음파 등을 사용한다.
크론병의 치료는 증상 완화뿐 아니라 점막 병변의 치유를 통한 구조적인 장 손상이나 신체장애 예방이 목표이며, 치료 방법은 5-ASA,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 생물학적제제, 소분자제제 등을 사용한 약물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질환의 중증도‧활동도‧침범 부위‧질병 형태‧예후인자‧연령‧동반 질환‧환자 선호도 등을 고려해 환자별 맞춤 치료를 시행한다.
고봉민 교수는 “크론병의 반복되는 염증으로 인한 이형성증이 대장암 발병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연구들에 따르면, 크론병 진단 10년 후 대장암 발생 위험이 2006년 2.9%였던 반면, 2014년 1%로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고됐다. 치료제의 지속적인 개발, 관해 유지 치료 전략, 적절한 대장절제술 시행 덕분”이라고 말했다.
크론병을 예방하려면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 정제당류 지방산, 인공감미료, 패스트푸드, 육류 섭취 증가 및 섬유질‧과일‧채소의 섭취 감소로 대표되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감염질환의 감소 그리고 대기오염 등을 주의해야 한다.
크론병 환자라면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운동이 추천된다. 설사나 복통 등 활동기의 크론병 시기에는 낮은 FODMAP(Fermentable, Oligosaccharide, Disaccharides, Monosaccharides And Polyols) 식단이 권고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 소량씩 자주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금주‧금연 해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 및 과중한 신체 업무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고봉민 교수는 “크론병은 치명적이라는 오해가 있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로 치료시기를 놓치고, 만성으로 발전해 섬유화가 진행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와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