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금리인하-트럼프 선전에 강세 국내 순금 한돈 가격 50만원 넘어 금현물ETF 순자산도 325% 증가 국채 대신 수요 늘어 강세 이어질듯
국제 금값이 ‘역사적 고점’을 연일 경신하며 끝없이 오르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와 미국 대선, 지정학적 긴장 등이 전통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내년에도 ‘골드 랠리’가 지속되면서 온스당 30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 금 올 들어 33% 상승… 은도 40%↑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금 1kg 현물의 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77% 오른 12만9190원에 마감했다. 순금 한 돈(3.75g)의 가격은 50만 원을 넘어섰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25일 종가 기준 온스당 2754.60달러까지 올랐다. 지난달 온스당 26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이달 27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 선물 가격은 올 들어 약 33% 치솟았다.
은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COMEX에서 12월 인도분 은 가격은 25일 온스당 33.78달러까지 올라 연초 이후 40% 넘게 상승했다. 은은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재로 쓰이면서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여겨진다.
● 내년에도 ‘골드 랠리’… 3000달러 돌파 가능성
특히 신흥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연기금 등이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할 자산으로 금을 선택해 꾸준히 금괴를 사 모으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 금 소비의 23.6%를 중앙은행이 차지해 2022년(22.8%) 이후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금 가격 상승 사이클이 적어도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매우 빠른 상승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온스당 3000달러를 넘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순 리스크 관리를 넘어, 미 국채와 달러화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품고 금을 장기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보유하려는 수요가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