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수상한 한강 작가… 작품서 억압-폭력에 문제 제기 문학은 사회 비판적 이야기로 낮고 소외된 곳의 목소리 대변 독자-사회가 해결법 고민해야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국내 문학작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한강 작가의 책들은 수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품절 현상이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전경. 시민들이 서점 한쪽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책을 읽고 있다. 동아일보DB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사상 첫 한국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한강 소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대형 서점을 중심으로 작가의 대표작이 품절되기도 했습니다. 한강과 한강의 작품에 대한 여러 논쟁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선 문학이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또 문학을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하려고 합니다.
● ‘잔치’를 열지 않겠다는 결정
한강은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한 뒤 부친인 소설가 한승원 작가에게 기자회견이나 축하 잔치를 열지 않겠다면서 “전쟁이 치열해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고 말했다고 합니다. ‘전쟁’과 ‘잔치’라는 대비되는 단어로 심정을 설명한 것입니다.
한강은 억압과 폭력이 빚어내는 갈등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온 작가입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잔치를 안 하겠다는 결정은 그가 가져왔던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놓여 있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시와 소설, 희곡 등 문학 작품에는 갈등이 자주 등장합니다. 갈등은 자기 자신 때문에 힘들어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사람과 사회 구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문학은 울고 싶은 마음, 울고 있는 마음을 작가가 대변해 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문명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
작가들이 울고 싶은 사람이나 울고 있는 사람을 그려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공동체의 법질서에서 추방된 사람, 다시 말해 법이나 문명의 질서에서 예외적인 상태에 놓인 사람을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은 ‘호모 사케르’라고 불렀습니다. 여러 교과서에 실려 있는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주인공 ‘아버지’는 폭력을 당해도 법질서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대표적인 호모 사케르로 꼽을 수 있습니다.
● 낮고 소외된 사람 목소리 대변하는 문학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문명사회라고 해도 질서에서 소외된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오랜 기간 문학은 이런 낮고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물론 모든 문학이 그렇진 않지만 상당수는 ‘세상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해 왔던 것입니다
문학이 제기한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하는 것은 독자와 사회의 몫입니다. 문학이 큰 질문을 제기하는 경우 큰 논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문제 제기가 정당한지, 해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입니다.
박권주 진주 대아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