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리뷰] 라데온 RX 7800 XT가 AFMF 2 기술을 만났을 때

입력 | 2024-10-28 23:20:00


그래픽 처리장치(GPU)의 성능이 세대를 거듭하며 향상되는 것 이상으로 해상도와 그래픽 효과 등 표현력의 발전도 함께 진행 중이다. 특히 실시간 광원처리 기술인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의 등장은 GPU 데이터 처리 부담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게임 내 현장감 증가에 도움은 되지만, 데이터 처리 부하 때문에 부드러운 화면을 그릴 수 없다는 점은 게임 몰입감 하락에 영향을 준다.

그래픽 처리장치 제조사는 성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했는데, 현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그래픽 보간 기술을 제공 중이다. AMD의 FSR(FidelityFX Super Resolution), 인텔의 XeSS(Xe Super Sampling), 엔비디아 DLSS(Deep Learning Super Sampling) 등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화질·프레임 보간 기술은 기본적으로 저해상도 화면과 그래픽 효과를 고해상도로 후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화면 깨짐(노이즈)을 인공지능으로 균형을 맞추는 형태다.

AMD의 게임 프레임 향상 기술, AFMF가 2세대로 업그레이드 됐다 / 출처=AMD

그러나 이 기술도 한계가 있다. 게임이 인공지능 보완 기술을 지원해야 사용 가능하다. 대부분 대작 게임은 개발 과정 단계에서 이를 적용하기에 문제없으나 출시 시기가 오래됐거나 기술 지원을 받지 않은 일부 게임은 인공지능 기술을 쓸 수 없다. 쾌적하게 즐기고 싶어도 그렇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2023년 AMD는 드라이버 자체로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는 ‘AMD 플루이드 모션 프레임(AFMF - AMD Fluid Motion Frames)’ 기술을 공개했다. 전체화면 모드 설정과 수직동기화 비활성화 등 조건이 까다롭지만, 별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성화하지 않아도 게이밍 경험이 개선돼 게이머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2024년 10월 2일, AMD는 2세대 AFMF 기술을 적용한 AMD 소프트웨어 : 아드레날린 에디션 24.9.1을 배포했다. 1세대 기술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개선하고 화질과 초당 프레임 속도를 높여 게임 몰입감이 더 향상된 부분이 특징으로 꼽힌다.

2세대 AFMF는 어떻게 진화했을까?

AMD가 개발한 프레임 개선 기술 AFMF는 라데온 RX 6000 및 RX 7000 시리즈 그래픽카드라면 모두 사용 가능하다. 특히 게임 내에서 지원해야 사용 가능한 FSR(FidelityFX Super Resolution)과 달리, 드라이버 자체에서 활성화되는 구조라 하드웨어 요구사항만 충족하면 대부분 게임을 지원한다.

AFMF 2를 쓰려면 드라이버 업데이트는 필수다. 사용 방법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출처=AMD


기술은 2세대로 진화했지만, 사용법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 AMD 소프트웨어 : 아드레날린 에디션 제어판 내 HYPR-RX 항목에서 AFMF를 활성화하면 된다. 2세대 AFMF는 AMD 소프트웨어 : 아드레날린 에디션 24.9.1 이후 드라이버가 설치되어야 적용 가능하다. 이전 드라이버는 1세대 AFMF를 지원하니 더 개선된 프레임 개선 기술을 쓰려면 업데이트는 필수다.

AMD는 게이머가 라데온 RX 6000·7000 그래픽카드 내에서 AFMF 2를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요소를 넣었다. ▲인공지능 최적화 향상 ▲성능 모드 추가 ▲지연시간 개선 등이다. 테두리 없는 전체화면도 지원하며 라데온 칠(Chill)과 상호 운용도 가능하다. 벌칸(Vulkan)과 오픈지엘(OpenGL) 기반 게임의 지원도 확대된 점 역시 특징이다.

AFMF 2에서 새로 추가된 지오메트릭 다운스케일링 기술 / 출처=AMD


AFMF 2에는 영상을 부드럽게 재생 가능하도록 도움을 주는 ‘지오메트릭 다운스케일링(Geometric Downscaling)’이 추가됐다. 기본 해상도보다 작은 창에서 영상을 재생하면 화질이 거칠게 표현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AFMF 2는 영상을 분석해 작은 화면에서도 영상을 자연스레 표현하는 효과를 적용한다. 이 기능은 RDNA 3 기반 그래픽 장치와 다이렉트X 11 이상 애플리케이션에 대응한다.

라데온 RX 7800 XT + AFMF 2로 향상되는 게이밍 경험

여유가 있다면 고가의 기함급(플래그십) 그래픽카드를 구매해 게임을 즐기면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게이머가 더 많다. 이들 게이머는 중·상급 그래픽카드를 많이 선택한다. 글로벌 게이밍 유통 플랫폼 스팀의 2024년 4월 그래픽카드 비중을 보면 중급 그래픽카드가 상위권을 차지한다. AMD 라데온 그래픽카드도 마찬가지다. RX 6000 시리즈 이상으로 한정할 경우 RX 6600, RX 6700 계열이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이미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충분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4K 혹은 그 이상 해상도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 프레임 생성 기술을 쓴다. 반대로 풀HD(1920 x 1080) 또는 QHD(2560 x 1440) 해상도 내에서 프레임 생성 기술을 최대한 경험하려면 중급 그래픽카드가 적합하다.

애즈락 라데온 RX 7800 XT 스틸레전드 / 출처=IT동아


리뷰에 쓰인 라데온 RX 7800 XT는 애즈락에서 제조한 ‘라데온 RX 7700 XT 스틸레전드(RADEON RX 7700 XT STEEL LEGEND)’ 제품이다. 3개의 냉각팬과 여유로운 크기의 방열판으로 안정적인 작동을 지원한다. 전력소모량도 약 260W 수준으로 800W급 전원공급장치라면 무난하게 사용 가능하다.

그래픽 처리장치 내에는 3840개 스트림 프로세서가 내장된다. 3세대 RDNA 3 설계로 광선 추적(레이 트레이싱) 및 인공지능 기반 게이밍 지원 기술(FSR 3.0) 등을 제공한다. 기본 작동속도 2124MHz, 최대 2520MHz까지 속도를 높이고 게임 실행 시 2213MHz 이상 작동한다. 그래픽 처리장치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메모리는 총 16GB 용량으로 구성된다. 19.5Gbps 대역 사양이며 256비트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가격은 인터넷 판매처 기준 약 70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AFMF 2 테스트를 위해 실행한 워해머 4K : 스페이스 마린 2. 풀HD 해상도에 그래픽 효과는 모두 최고를 적용했다 / 출처=IT동아


AFMF 2의 성능을 최대한 경험할 수 있는 게임 중 하나는 ‘워해머 4K : 스페이스 마린 2’다. 게임 내 그래픽 효과를 최대로 설정하고, 세부 설정에 ▲1980 x 1080 해상도 ▲전체화면 ▲수직동기화 비활성 등을 추가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인공지능 보정(FSR) 기술은 적용하지 않았다. 순수한 AFMF 2 기술의 성능 차이를 확인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AFMF 2 적용 전(좌)과 적용 후(우)를 비교한 이미지. 게임에 따라 다르겠지만, 프레임 향상 효과가 눈에 띈다 / 출처=IT동아


게임 실행 초반 구간의 프레임을 측정해보니 2배 가까운 차이가 있을 정도다. AFMF 2를 적용하지 않은 상태로 초당 106 프레임을 보여줬던 것이 AFMF 2를 적용하면 197 프레임을 기록했다. 모든 구간에서 이 같은 효과를 내지는 않겠지만, 아무것도 적용하지 않은 상태보다 더 나은 게이밍 몰입을 지원할 것이다. 전반적인 시스템 부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게임 내 움직임을 더 부드럽게 보여준다면 굳이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쓰지 않아도 최적의 게이밍 경험이 가능해진다. AFMF 2는 이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간 셈이다.

여러 게임에서 더 나은 몰입감 제공할 AFMF 2

초기 AFMF 기술은 화질은 조금 포기해도 부드러운 움직임 자체에 초점을 뒀다. 요구사양이 낮은 게임이라면 체감이 쉽지 않지만, 실행이 부담스러운 고사양 게임은 AFMF로 비교적 쾌적하게 즐기는 게 가능했다. AFMF 2는 화질 개선과 함께 프레임 향상 효과도 뚜렷해 라데온 RX 6000 시리즈 이상 그래픽카드를 보유한 게이머라면 충분히 만족할 기능 중 하나다.

애즈락 라데온 RX 7800 XT 스틸레전드 / 출처=IT동아


라데온 RX 7800 XT 급 이상 그래픽카드라면 AFMF 2로 경험 가능한 게임의 범위가 넓어진다. 무엇보다 고해상도로 게임을 즐긴다면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카드 본연의 성능으로 게이밍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좋지만, 비용 대비 최적의 효과를 얻는 방법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