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유대열 인증관리과 과장
최근 우리나라의 한류 문화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K-무비, K-팝, K-뷰티, K-푸드 등이 전 세계 소비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농업 분야에서도 농업 한류를 뜻하는 K-팜이 있다. 이 농업 한류의 시작이 ‘유기농’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09년 미국의 토양·식물영양 학자 프랭클린 하이럼 킹은 한국·중국·일본을 여행하면서 ‘40세기 동안의 농부들(Farmers of Forty Centuries)’이라는 책을 썼다. 그는 미국에서 작물을 재배한 지 200여 년 만에 토양 양분이 고갈돼 작물의 수확량이 떨어지고 있는 데 반해 이 동양 국가들에선 4000년 동안 같은 작물을 같은 땅에 심고 생산하는 농업기술에 깜짝 놀랐다.
당시 한국의 농부는 모든 것을 재활용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 지푸라기 같은 부산물로 퇴비를 만들고 사람과 동물의 분뇨까지 토양에 투입하고 있었다. 또한 농부들이 지형에 맞게 작물을 선택해 저지대에선 벼를 생산하고, 마른 땅에는 밀·보리·기장을 심고, 다른 작물 재배 사이에 콩 같은 작물을 돌려 심었다.
최근 한국의 스마트팜이 농업 한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기반은 바로 반만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 유기농업 기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농업 분야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현대 유기농업에서는 합성 비료, 합성 농약, 항생제, 방사선 조사, 유전자변형생물체(GMO), 나노기술 등 6가지 인위적인 화학물질 및 과학기술을 배제하는 기본 원칙을 여전히 지키고 있다.
유기농 인증은 6가지 금지된 물질·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생산 과정에 대한 인증이다. 유기농 농업인은 편리한 농업기술을 사용하지 않다 보니 일반 농산물 생산보다 훨씬 더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농업인을 대상으로 인증 기준에 맞는 유기농산물을 생산하도록 교육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소비자가 인증품을 믿을 수 있도록 잔류농약·항생제 등 금지 물질을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농업 토대와 함께 탑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유대열 인증관리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