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양진흥공사 안병길 사장이 지난 2일 열린 취임식에서 KOBC 5대 핵심 키워드로 해양 정보화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제공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한국해양진흥공사의 ‘KOBC 컨테이너선 운임지수(KCCI)’ 담당자 휴대전화에는 KCCI 패널리스트들의 운임 정보 입력 알림 문자가 차곡차곡 쌓인다. 패널리스트들이 입력한 운임 정보에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 시황의 긴장감이 전달된다.
글로벌 해운산업 경쟁력 주도, 소프트 파워가 필요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안병길, 이하 KOBC)는 글로벌 팬데믹 공급망 대란 이후 컨테이너선 운임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우리 시장을 정확히 반영할 한국형 운임지수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적 선사에는 글로벌 영업 경쟁력을 지원하고 화주 및 물류사에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운임 현황을 제공하기 위해 KOBC는 KCCI 개발에 착수해 2년여 만인 2022년 11월 7일 첫 공식 발표를 시작했다.
패널리스트 25개사와 함께 설계… KCCI 품질의 원천
지난 14일 공식 발표 2년 차에 접어들면서 100회를 맞은 KCCI는 팬데믹 기간 해상 물동량이 급증하고 항만 노동자 감염 확산 등으로 운임이 급등하던 시기부터 현재까지 해운물류 업계 수익성 관리와 시황 분석력 제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KOBC는 KCCI의 신뢰성 제고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KCCI 패널리스트 외형 확대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10개사로 시작했던 패널리스트는 10월 현재 누적 25개사를 확보하며 2.5배로 확대됐다.
KCCI 패널리스트 람세스물류의 배병석 전무는 “2018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들쭉날쭉한 해외 선사 운임 중 어느 것을 참고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는데 직접 KCCI 패널리스트로 참여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해운물류 업계, KCCI에 대한 관심과 활용 늘어나
KOBC는 매주 월요일 주간으로 발표되는 KCCI를 확인하는 인원을 3000명 정도로 추산한다. 각 해운물류 기업 담당자가 보고서를 수집해 담당 부서나 회사 전체에 회람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간 3000명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화학 소재 기업 ㈜경인양행 서영국 SCM팀장은 “제품의 해외 수출을 관리하는 물류팀을 담당하면서 컨테이너선 운임 추이 분석과 예측이 필요했는데 해외 항만이 아닌 우리 제품 선적항인 부산항을 기준으로 하는 운임지수 KCCI가 있어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홍콩계 해운선사인 OOCL 이종대 부산사무소장은 “그동안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나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를 참고했는데 부산항 기점의 KCCI 발표 이후에는 가장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컨테이너선사인 HMM과 장금상선은 KCCI를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해 고객 서비스에 활용 중이며 밸류링크유, 서프컴퍼니, 리카이브 등 해운물류 플랫폼사에서도 KCCI를 주요 자료로 활용해 대중에게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운임지수와 나란히… 세계 선도하는 운임지수로
KCCI는 지난 9월 블룸버그 터미널 등재라는 새로운 성장 계기를 맞았다. 블룸버그 터미널은 글로벌 비즈니스 및 금융 전문가들이 활용하는 고성능 소프트웨어와 단말기로 다양한 경제지표 데이터와 뉴스, 분석 도구로 활용돼 오면서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발틱거래소의 BDI나 상하이항운교역소의 SCFI 등 해외 운임지수들만 있던 곳에 KCCI도 새롭게 참여한 것이다. 지난 15일부터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해외경제정보드림(해드림) 플랫폼에도 등재돼 국내 수출입 기업들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KOBC 안병길 사장은 “해외에서 발표하는 지수에만 의존하던 국내외 해운업계는 물론 금융 등 유관 산업 전반에 KCCI를 더욱 많이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혜 기자 wisdom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