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다시 희망으로] 세이브더칠드런×더바디샵 기후위기 대응 위해 모인 아동-청소년 지구기후팬클럽 ‘어셈블’ 환경 교육 의무화 법안 마련 위해 더바디샵과 7개월간 서명 운동 중고교 찾아가 중요성 알려… “아동의 목소리가 변화 이끌길”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에게 서명을 전달하는 어셈블 김민재, 박주원 아동과 더바디샵 Youth 이준영 대표(왼쪽부터).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020년에 태어난 아동은 조부모 세대인 1960년생에 비해 평생 폭염은 6.8배 이상, 산불은 2배, 홍수는 2.8배 등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 상황을 더 많이 경험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 문제로 학업을 중단하는 아동이 매년 3700만 명이 넘는다. 홍수와 같은 재난으로 학교가 문을 닫거나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내몰리는 등의 사례는 기후위기가 아동의 발달권에 심각한 위협임을 알 수 있다.
“기후위기는 아동권리의 위기입니다. 기후위기는 지구에서 가장 오랜 시간 살아갈 아동의 현재와 미래를 위협합니다.” 아이들은 지금의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데 가장 적은 영향을 미쳤지만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또한 미래를 이끌어갈 변화의 주체이기에 아동이 기후위기 논의 및 대응 과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발표한 ‘2024 아동·청소년 기후위기 대중 인식조사’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900명 가운데 대다수인 90.8%가 기후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기후위기 교육을 몇 시간 받았는지 조사한 결과 84.2%가 연간 1∼5시간 이내로 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에 참여한 아동·청소년 중 43.3%만이 교육에 대해 만족했으며 단 19.6%만 교육 시간이 충분하다고 답했다. 아동·청소년의 70.2%가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 기후위기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 제26호 ‘기후변화에 중점을 둔 환경과 아동권리’는 정확하고 아동이 이해하기 쉬운 환경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환경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초·중학교에서의 환경 교육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2024년 기준 환경 과목을 개설한 학교가 중학교는 7.9%, 고등학교는 31.7%에 불과해 정규 교육과정에서의 환경 교육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라고 밝혔다.
어셈블 역시 아동·청소년이 주체적으로 기후위기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올 2월부터 글로벌 비건 코스메틱 브랜드인 ‘더바디샵’과 함께 ‘지구를 위한 목소리’ 환경 캠페인을 펼쳤다. 더바디샵은 2022년부터 이 글로벌 캠페인을 통해 아동·청소년이 환경 문제 해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도록 이들의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어셈블과 더바디샵은 지난 7개월간 환경 문제 인식과 아동·청소년의 중·고교 환경 교육 의무화에 대한 법안 발의 촉구를 위해 서명 운동을 펼쳤다. 시민 7만2942명이 서명에 참여했고 해당 자료는 지난 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의원(국민의힘)에게 전달됐다.
‘어셈블이 간다’ 기후위기 퀴즈쇼에 참여하는 을지중학교 학생들.
‘지구를 위한 여름학교’ 단체 사진.
어셈블 홍주하(14세) 아동은 “어셈블로서 직접 기획한 활동을 현장에서 실현한 모습이 뿌듯했다. 특히 더바디샵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에 직접 목소리 낼 수 있어서 뜻깊었다. 앞으로도 지구기후팬클럽 어셈블은 더 많은 사람이 기후위기 활동에 함께할 수 있도록, 아동의 목소리가 정책과 사회 변화에 반영되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과 더바디샵은 최근 기후위기신문 ‘어셈블 타임즈’를 창간했다. 아동·청소년이 일상 속 기후위기를 직접 취재하고 신문으로 제작하며 기후위기와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내는 참여형 프로젝트이다. 9월 24일 세계 기후 행동의 날을 맞아 공개한 창간호는 어셈블이 제작했다. 기후위기 소식부터 실제로 겪은 기후위기 피해, 아동의 시선에서 바라본 정책적 제안, 기후위기 대응 기업 소개 등을 아동이 직접 취재하고 작성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