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다시 희망으로] 초록우산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회장 황영기)은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출신 청년들이 직접 작가로 참여한 에세이집 ‘나는 돌봄하고 있습니다’(사진)를 출간한다.
‘나는 돌봄하고 있습니다’ 집필에는 초록우산의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지원 사업에 참여한 당사자 3명이 작가로 참여했다.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작가진은 초록우산 지원 사업에 참여하며 경험한 긍정적 변화를 바탕으로 이번 에세이 집필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또한 에세이집에는 사회복지사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전안나 작가가 함께했다.
이 에세이집에는 보호받아야 할 나이에 가족을 돌봐온 14년 차, 3년 차 가족돌봄아동·청소년의 돌봄 일상과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 비슷한 처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한 정보와 격려의 말들이 담겼다.
새벽과 같이 돌봄 14년 차인 작가 윤서는 중학교 2학년 때 늘 가정을 위해 일에 몰두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네가 가장이다’라는 말을 들으며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와 어린 동생을 돌보면서도 스스로의 꿈을 놓지 않은 서사를 풀어낸다. 끝으로 돌봄 3년 차인 작가 규영은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하면서 학업, 집안일, 생계를 감내하면서 겪었던 경험과 생각을 글로 풀어냈다.
에세이집에는 이외에도 초록우산 지원 사업에 참여한 아이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돌봄 정보부터 학업과 마음, 수면, 건강, 자아 관리, 도움 요청 방법까지 가족돌봄아동·청소년에게 유용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초록우산은 이 에세이집이 전국의 가족돌봄아동·청소년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알려 사회적 관심과 지원의 계기가 되고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에세이집 ‘나는 돌봄하고 있습니다’는 오는 11월 4일부터 교보문고, 예스24 등 대형 온라인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가족돌봄아동·청소년은 자신이 보호받아야 할 나이임에도 고령, 장애, 질병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보살피는 아동·청소년을 말한다. 국내에는 가족돌봄아동·청소년에 대한 공식 통계가 아직 없으며 국회와 정부가 각각 설문 및 연구조사 등을 통해 확인한 추정치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 광역시·도, 시·군·구에서 총 87개의 조례를 제정해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청년에 관한 정의와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있지만 명칭이나 연령 등 규정은 제각각인 상황이다.
이는 가족돌봄아동·청소년에 대한 정의와 실태 조사, 발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원 대상의 연령이나 돌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들이 각기 다르고 이는 조사와 발굴 과정의 혼선으로 이어진다. 또한 새로 가족돌봄아동이 생기더라도 이들의 욕구에 맞춰 필요한 자원을 연계할 수 있는 지원 체계도 부족한 실정이다.
초록우산 ‘가족돌봄’ 문제 이슈화와 발굴 및 지원 이어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초록우산은 2021년부터 ‘가족돌봄’ 이슈에 주목해 전국에 위치한 재단 지역본부와 전국 1000여 개의 협력기관을 통해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가족돌봄아동을 발굴해 경제 및 심리·정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교육부, 보건복지부,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등 주요 부처와 협력해 가족돌봄아동 발굴 강화 및 민관 서비스 지원 체계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가정 내 보호자의 돌봄을 강화하기 위해 사례 관리, 가사 및 간병 서비스 연계 및 지원, 보호자 의료비 및 긴급 생계비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아동들에게는 발달 단계에 맞춘 재능 계발비, 학원비, 학습 기기 지원을 하고 있으며 아동이 스스로 성장하며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문화 체험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장기간 보호자 돌봄으로 생긴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심리치료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초록우산은 이들을 위한 지원과 함께 ‘가족돌봄아동·청소년·청년 지원법안’ 제정 촉구 기자회견 개최, 정책 토론회, 대국민 서명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가족돌봄아동들의 문제를 우리 사회에 알리는 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초록우산 황영기 회장은 “이번 ‘나는 돌봄하고 있습니다’ 발간을 계기로 더 많은 가족돌봄아동·청소년이 사각지대 밖으로 걸어 나올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에세이집에 소개된 이들처럼 ‘돌봄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