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선 이시바 정권 참패] 현직 각료 낙선은 8년만에 처음 옛 아베파 거물들도 잇단 고배
이달 12일 이시이 게이이치 연립여당 공명당 대표가 도쿄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당수 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4.10.12 도쿄=AP/뉴시스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27일 중의원(하원) 선거(총선)에서 패배하면서 현직 당 대표와 장관 등 거물급 정치인이 대거 낙선했다. 자민당 파벌 비자금 스캔들에 성난 일본 유권자들이 변화를 선택했다는 평가다. 또 일본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립여당 공명당을 이끄는 이시이 게이이치(石井啓一)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사이타마현에 출마했다가 국민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2위로 낙선했다. 공명당 대표 낙선은 민주당(입헌민주당 전신)에 정권을 내준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공명당 의석수도 선거 전 32석에서 24석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말 공명당 대표에 오른 이시이 대표는 “국회의원이 아닌데 대표를 계속하면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며 사실상 사임 의사를 내비쳤다.
공명당은 자민당의 연정 파트너로 내각에 참여해 장관직도 맡고 있다. 공명당은 의석수는 적지만, 신흥 불교인 창가학회를 기반으로 한 조직표가 단단해 주요 선거에서 자민당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지층 고령화, 지역 기반인 오사카의 일본유신회 선전 등으로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시절 전성기를 누렸던 옛 아베파 거물들도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아베 정권 때 아베 전 총리, 아소 다로(麻生太郎) 전 총리와 함께 자민당의 ‘3A’로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컸던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전 자민당 간사장은 13선 경력이 무색하게 가나가와현에서 패배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