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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기후변화 인한 재난 피해 11년간 16조원

입력 | 2024-10-29 03:00:00

호우 10조 최다… 인명피해 폭염 1위
복구비 포함 경제 피해 9년새 5배
“탄소중립 못 당기면 생존 위기”




올해 여름(6∼8월) 전국 평균기온(25.6도)은 기상관측망이 전국으로 확대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온열질환자(3704명)는 지난해보다 31.4% 증가했고, 사망자도 34명으로 지난해(32명)보다 많았다.

한편 올해 장마철에는 전국 평균 472mm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평년 강수량 평균(356.7mm)보다 30% 이상 많은 것이다.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는 기상 관측 사상 최고치인 시간당 146mm가 쏟아지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장마철 300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피해 복구 비용으로 9239억 원을 지원했다.

● 경제적 피해 5.3배, 인명 피해 14배

호우, 태풍, 폭염 등의 재해가 기후변화 때문에 갈수록 큰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실이 행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환경 싱크탱크 기후솔루션과 함께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2023년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으로 국내에서 발생한 경제적 피해는 15조9177억 원에 달했다. 사망자와 실종자를 더한 인명피해는 341명이었다.

모 의원은 “2022년 경제적 피해는 2013년의 약 5.3배에 달했다”며 “인명피해 역시 늘어나는 추세여서 2013∼2017년 5년 동안 4명이 피해를 당했으나 2018∼2022년에는 피해자가 57명으로 14배가 됐다”고 말했다. 재난별로 보면 호우로 인한 피해 금액이 약 9조9293억 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태풍 4조8275억 원, 산불 1조1067억 원 순이었다. 인명 피해를 기준으로 보면 폭염 피해자가 193명으로 가장 많았고 호우 102명, 태풍 40명 순이었다.

● 복구 비용 포함해 산정 첫 시도

광역자치단체 중에선 경북이 가장 많은 경제적 피해(약 3조8924억 원)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2조878억 원), 전남(1조8936억 원) 등이 뒤를 이었고 서울은 2266억 원으로 10위였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그동안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는 피해 손실에만 집중돼 왔다”며 “글로벌 기준에 따라 복구 비용을 더해 경제적 피해 총액을 산출한 국내 첫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상기후가 막대한 경제적 피해와 인명 피해를 야기할 것이란 지적은 2022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도 한 바 있다. 당시 IPCC는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높아지면 폭염, 홍수 등 극한 재난이 급격히 늘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탄소중립 등의 목표를 앞당기지 않으면 생존의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