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구자욱-원태인-강민호 신음 1차전 일시정지, 좋은 흐름 못살려
올 시즌 개막 전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강 전력으로 본 전문가도 드물었다. 삼성은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는데 막상 뚜껑을 열자 예상과는 달랐다. 선발투수 원태인은 ‘커리어 하이’인 15승을 거두며 곽빈(두산)과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지난겨울 영입한 베테랑 불펜 투수 김재윤, 임창민은 각각 25홀드, 28홀드를 기록하며 필승조 역할을 든든히 했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룬 타선은 ‘홈런 군단’으로 거듭났다. 10개 팀 중 가장 타자 친화적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안방으로 쓰면서 홈런 185개를 날려 팀 홈런 1위에 올랐다.
투타 조화 속에 전반기를 4위로 마친 삼성은 후반기 들어 순위를 끌어올리며 정규시즌을 2위(78승 2무 64패)로 마쳤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을 전후해 악재가 이어졌다. 정규시즌에서 11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 코너가 어깨 부상으로 ‘가을 야구’ 전력에서 이탈했다. 베테랑 마무리 오승환도 구위가 떨어져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여기에다 주장 구자욱이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도루를 하다 무릎을 다친 뒤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디펜딩 챔피언 LG를 3승 1패로 물리쳤다.
삼성으로선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경기’가 선언된 21일 1차전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삼성은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는데 경기가 중단되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삼성은 이틀 뒤인 23일 속개된 1차전 잔여 경기에서 1-5로 역전패했다. 같은 날 이어 열린 2차전에서도 3-8로 완패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아쉽게 준우승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는데 우리 선수들이 1년간 악착같이 했다. 1년 동안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광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