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시아 파병] 北, 러의 군사원조 비준 ‘뒷배’ 믿고… 10년만에 ‘원점 타격’ 직접 언급 무인기-서해 도발 가능성 시사… 우리軍 “대꾸할 가치도 없다” 일축
북한이 주장한 ‘韓무인기-비행경로’ 무인기(드론)가 평양 상공에 세 차례나 침투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서해 백령도에서 8일 밤 이륙한 무인기라면서 북한으로 비행한 항적을 28일 공개했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북한이 앞서 19일 ‘추락된 무인기 사진’이라고 주장하며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것. 노동신문 뉴스1
이날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추락한 무인기의 비행 조종 모듈을 분해해 ‘비행 계획’ ‘비행 이력 자료’ 등을 분석했다며 8일 23시 25분 30초 백령도에서 이륙한 무인기가 다음 날 오전 평양 국방성 청사 상공 등에 ‘정치 선동 오물’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대꾸할 가치도 없다”며 “북한 무인기가 침투하면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 내부에선 이번 무인기 사태가 북한의 자작극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앞서 6월 정상회담을 통해 체결한 새 조약 4조에서 ‘유사시 한쪽이 공격받아 전쟁에 처할 경우, 다른 쪽이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양국 관계는 혈맹으로 격상됐고 이에 화답하듯 러시아는 양국 조약의 비준까지 마쳤다. 다음 달 5일 미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란 든든한 뒷배를 믿고 대남 국지도발에 나서고, 러시아가 한국과 미국의 대응을 빌미로 개입하면 한반도 군사 긴장이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
북한은 이날 국방성 등 관계 기관의 연합 조사 결과라면서 침투 무인기의 이륙 지점과 침입 경로, 침입 목적 등을 상세히 공개했지만 군 당국은 북한의 기만 전술의 일환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한국이 날렸다는 무인기가 약 430km를 날아가는 궤적을 이날 공개했지만 우리 드론사령부가 보유한 ‘정찰용 소형드론’ 등의 제원을 감안하면 사실상 불가능한 거리란 지적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서울 상공의 무인기가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을 살포하고 북측이 아무것도 확인해주지 않는 상황을 가정한 뒤 “이러한 상황에서 더러운 서울의 들개 무리들이 어떻게 게거품을 물고 짖어대는지 딱 한 번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