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당시 대통령이던 트럼프 후보가 허리케인 피해를 입어 전력망 등 인프라가 마비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이재민 시설에 방문해 종이타올을 던지는 모습. 당시 구호 및 재건이 지연되자 그의 불손한 태도가 논란이 됐다. 과이나보=AP 뉴시스
27일(현지 시간) 뉴욕 시내 한복판에 있는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의 홈구장 메디슨스퀘어파크에서 열린 트럼프 후보 유세는 1만9000여석이 일찍이 매진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찬조 연설자로 나선 백인 남성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40)가 “푸에르토리코는 바다 한가운데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말해 찬물을 끼얹었다.
27일 뉴욕 메디슨스퀘어파크에서 열린 트럼프 후보 유세 무대에 오른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 뉴욕=AP 뉴시스
그러나 발언에 대한 반발로 푸에르토리코 출신 인기 음악인 배드버니(30)가 처음으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배드버니는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2020~202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들은 아티스트 1위를 차지하는 등 현재 최고 인기를 누리는 라틴음악 슈퍼스타다. CNN은 “해리스 캠프의 유명인 위시리스트 최상단에 있던 인물”이라고 전했다.
폴리티코, CNN 등 미 언론은 푸에르토리코계 유권자 비중이 높은 펜실베이니아 표심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푸에르토계 유권자는 주 전체 유권자의 약 5.1%(47만 명)로 추산된다. 2020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후보에 8만555표 차로 승리해 라틴계 민심이 승패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 3월 오스카상 시상식에 참석한 베드버니.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28일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겸 상원의원은 “사소한 농담에 너무 쉽게 상처받는 일을 멈춰야 미국 문명 위대함을 복원할 수 있다”며 “유머 감각을 가지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후보는 29일 앨런타운 유세에서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