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Creator]〈6〉 웹툰 ‘김퇴사’ 작가 지창현 직장생활 3년 마치고 전업작가로… 노랑-검정 두색으로 에피소드 담아 포털에 연재 않고 SNS에만 올려… 협업회사와 미팅할때 소재 얻기도
지난달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김퇴사’ 팝업스토어에서 지창현 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점심 전후로 인근 직장인들이 찾아와 대표작과 굿즈를 구경했다. 지 씨는 “4050세대분들도 김퇴사의 유머 코드를 이해해주고 웃으시더라”며 “어쩌면 2030세대보다 조직문화를 격하게 경험하고 살아오신 분들이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죄송합니다. 이사님. 그게 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힌트 없습니까?”(김 대리)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한 컷짜리 웹툰 ‘김퇴사’의 대화 장면이다. 정사각형 안에 노랑과 검정 두 색만으로 직장생활의 에피소드를 해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한국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를 압축된 컷에 완결성 있게 담아냈다. 미국 그래픽 노블을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그림체도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근 동아일보와 첫 인터뷰를 가진 웹툰 ‘김퇴사’의 작가 지창현 씨(29). 그는 “내 만화를 보고 퇴사했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두렵다. 원래 그럴 의도가 아닌데…”라고 했다. 작품 속 퇴사를 꿈꾸는 ‘김 대리’의 일상을 그리는데 독자들의 퇴사가 두렵다고?
지 씨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패션회사 브랜딩팀에서 3년간 근무한 브랜드 마케터 출신이다. 직장생활과 웹툰 작업을 6개월간 병행하다 지난해 9월 퇴사하고 현재는 전업작가로 나서 스스로 실제 ‘김퇴사’가 됐다. 자신이 하고 싶은 작가 일에 좀 더 집중하고, 두 살짜리 딸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싶었기 때문. 그는 “퇴사를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며 “퇴사를 결정할 때 회사를 계속 다녀 희생해야 하는 것이 더 크면 퇴사를 해도 된다고 봤는데 지금도 그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앞으로 ‘초보 아빠’ ‘초보 남편’을 다룬 만화를 그리면 어떨까 싶어요. 육아 콘텐츠들이 인스타그램에 활발하게 올라오는데, 대부분 엄마들을 타깃으로 한 것들이 많거든요. 아빠들의 ‘비밀 기지’ ‘비밀 쉼터’가 될 수 있는 육아 툰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