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7전 4승제) 우승까지 남은 유일한 시나리오의 첫 단추를 끼웠다. 양키스는 30일 안방 뉴욕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양키스 키즈’ 유격수 앤서니 볼피의 만루포를 앞세워 11-4 대승을 거뒀다.
뉴욕 양키스의 주장 애런 저지(맨 위)와 유격수 앤서니 볼피(왼쪽 두 번째)가 30일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점프하며 11-4 대승을 자축하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2009년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뉴욕 우승 퍼레이드를 지켜봤던 여덟 살 앤서니 볼피(빨간 원 안). 폭스 중계 화면 캡처
앤서니 볼피(가운데)는 이날 경기 후 2009년 우승 주역이자 팀의 유격수 선배 데릭 지터(오른쪽)와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은 이날 지터와 함께 해설을 맡은 ‘빅 파피’ 데이비드 오티즈. 폭스 중계화면 캡처
1~3차전에서 다저스 선발진을 상대로 16과 3분의 2이닝 동안 3점을 뽑는 데 그쳤던 양키스 타선은 이날 선발 없이 ‘불펜 데이’를 선언한 다저스 마운드를 9안타(3홈런)로 두들겼다. 양키스가 이날 뽑은 11득점은 1~3차전 득점(7득점)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프레디 프리먼이 30일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1회초 2점 홈런을 날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하지만 ‘패배=시리즈 종료’의 벼랑 끝에 양키스 타선은 무기력하게 끌려갔던 1~3차전과 달랐다. 양키스는 2회말 알렉스 버두고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 볼피가 홈을 밟아 한 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볼피는 3회 말 만루포를 터뜨리며 팀에 5-2 리드를 안겼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프리먼에 10회말 연장 끝내기포를 내준 이후 내내 다저스에 끌려가던 양키스가 처음으로 리드를 되찾아온 순간이었다.
3회말 역전 만루포를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는 앤서니 볼피. 뉴욕=AP 뉴시스
8회 빅이닝의 시작에도 볼피가 있었다. 볼피는 8회 1사 후 좌전안타를 친 뒤 상대 좌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타구를 느긋하게 처리하는 틈을 타 2루까지 돌진했다. 단타성 타구였기에 에르난데스가 2루수 개빈 럭스에게 뒤늦게 송구한 공도 볼피보다 먼저 2루에 도착했다. 대기하고 있던 럭스는 공을 잡아 볼피를 어깨를 태그했다. 하지만 볼피가 워낙 강하게 2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면서 럭스의 글러브 속 공이 바깥으로 튀어 나갔다.
앤서니 볼피(왼쪽)가 8회말 공격에서 2루로 슬라이딩해 들어가면서 미리 공을 받고 태그아웃을 준비하고 있던 다저스 2루수 개빈 럭스의 글러브 속 공이 튕겨 나가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