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앞 엘립스공원 유세에서 활짝 웃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겸 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1·6 의사당 난입사태’의 진앙지인 워싱턴 백악관 앞 일립스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일립스 공원은 트럼프 후보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 인증을 막으려고 의사당에 진입해 폭력을 행사한 ‘1·6 의사당 난입사태’ 당시 트럼프 후보가 “지옥처럼 싸우라”고 연설했던 곳이다. 다음 달 5일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후보가 기소된 2020년 대선 뒤집기 혐의를 상징하는 장소에서 검사처럼 ‘최후의 변론’을 하는 유세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해리스 후보는 “통합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도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이 내게 투표하지 않더라도 나는 항상 여러분의 말을 들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으로 일한 것은 영광이었지만 내 대통령직은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를 응원할 것”이라며 “나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고 미국의 친구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후보의 이날 유세는 최근 지지율 하락세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열렸다. 일종의 ‘막판 스퍼트’ 성격의 행사였던 것. 해리스 캠프에 따르면 이날 유세장엔 당초 예상했던 4만 명을 넘어 약 7만5000명이 운집했다. 해리스 후보는 30일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에 이어 31일엔 네바다와 애리조나에서 유세를 갖는 등 7개 경합주를 모두 방문할 예정이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29일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기자회견을 갖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가졌다. 또 30일 위스콘신, 31일 네바다주를 찾을 예정이다. 트럼프 후보는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Rust belt) 경합주 3곳 등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 막판 유세를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이날 “경합주 7곳 모두 우리가 앞서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힌치클리프 발언으로 수세에 몰렸던 트럼프 후보는 “미국인 절반이 쓰레기냐”며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그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 지지자를 ‘개탄스러운 자들’이라 부른 걸 거론하며 “쓰레기는 더 심하다”고 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쓰레기는 트럼프 지지자 전체가 아니라 일부 지지자들의 혐오 발언을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