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주말에만 한 두 차례 몰아서 운동하는 이른바 ‘주말 전사’(weekend warrior) 유형도 주중에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들 못지않게 인지 기능 저하, 즉 치매의 일반적인 전조 증상을 낮추는 데 효과적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치매 인구는 2019년 5700만 명에서 2050년 약 1억 5300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인지 장애는 종종 치매로 이어지며, 치매 발병을 5년 간 늦추면 전체 치매 유병률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기에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바쁜 현대인들에게 훨씬 더 접근성이 높은 주말 몰아치기 운동이 치매 유병률을 낮추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29일(현지시각) 발표한 연구를 위해 콜롬비아 로스안데스대학 게리 오도노번 교수와 동료들은 멕시코의 수도에서 1998년과 2004년 사이, 그리고 2015년과 2019년 사이에 실시한 두 차례의 연구 자료를 활용했다.
두 번째 조사에선 인지 장애와 치매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간이 정신 상태 검사(MMSE)를 통해 경도 인지 장애(MCI) 여부를 가렸다. MCI는 치매 전 단계다.
그 결과 첫 번째 조사에서 운동을 하지 않는 다고 밝힌 사람 중 26%가 MCI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말 전사는 14%, 꾸준히 운동하는 유형은 18.5%가 MCI의 조건에 부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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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성별, 교육수준, 소득, 흡연 여부, 체질량지수 등의 요인을 고려한 추가 분석에서 주말 전사 그룹은 운동을 하지 않는 이들에 비해 MCI 위험이 25% 낮았고, 정기적 운동 파는 11% 낮았다.
연구진은 중년 성인이 주 1~2회 이상 운동을 할 경우 MCI 위험을 13%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오도노번 교수는 주말 전사 유형이 더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그룹에 비해 경도 인지 장애 위험이 낮은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조사방법의 특성 때문일 수 있으며, 이는 임상 시험이 아닌 관찰 연구라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즉 운동이 실제로 인지 기능 저하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하는 연구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앞서 중국 연구진도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간 강도의 활동이라는 주간 신체 활동 권장량만 충족하면 치매 23%, 뇌졸중 13%, 파킨슨병 49%, 우울증 26%, 불안 28% 감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gne)에 발표 한 바 있다.
주말 몰아치기 운동이 200가지 이상의 질병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논문을 최근 발표한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데물라스 심장 부정맥 센터의 심장 전문의 샨 쿠르시드(Shaan Khurshid)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집중적인 신체 활동이 유익한 건강 결과와 연관되어 있다는 증거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는 인지 장애를 그 목록에 추가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이전 연구를 보면 질병 위험을 낮추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운동 패턴이 아니라 총 운동량이라고 강조했다. 주말에 몰아서 하더라도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권장하는 일주일에 150분 이상의 중강도 신체활동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신체 활동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