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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 전세계 저출산을 꾸준히 우려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9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화상 대담자로 등장해 한국의 급격한 인구 감소를 예측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이 심각한 위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인구 붕괴가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머스크 CEO는 한국은 물론 유럽의 저출산도 우려했다. 유럽 역시 현 출산율이 이어지면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 세계 인구가 3세대 안에 현재의 5%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2년에도 한국과 홍콩을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있는 나라”로 지목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후 최저치였다. 특히 지난해 4분기(10~12월) 출산율은 0.65에 그쳤다.
머스크 CEO는 첫 부인인 작가 저스틴 윌슨, 전 여자친구인 캐나다 출신의 가수 겸 배우 그라임스, 자신이 운영하는 뇌신경과학기업 뉴럴링크의 이사 시본 질리스 등 여러 여성과 총 11명의 자녀를 뒀다. 유명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출간한 그의 전기에는 출산율 하락을 우려한 머스크 CEO가 “똑똑한 사람끼리 아이를 갖자”며 질리스에 정자 기증을 제의한 내용이 담겼다. 질리스가 동의해 두 사람이 체외수정을 통해 쌍둥이를 낳았다는 것이다.
머스크 CEO는 이날 2040년경 인간처럼 행동하는 AI 기반 로봇 ‘휴머노이드’가 100억 개를 넘어 전세계 인구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그 때 휴머노이드 가격은 대당 2만∼2만5000 달러(약 2766만∼3457만 원) 사이가 될 것으로 점쳤다. 현재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는 2026년부터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날 FII에 직접 참석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2035년경 인간 뇌보다 1만배 뛰어난 초인공지능(ASI)이 나올 것”이라며 로봇공학과 ASI가 결합해 엄청난 결과를 낼 수 것으로 기대했다. 일각에서 AI에 대한 투자가 너무 과하다고 지적하지만 “오히려 부족하다. AI가 인류의 미래를 영원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