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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차량 화재 목격해 차 돌린 행인, 경찰특공대원이었다

입력 | 2024-10-30 17:52:00

운전자 대피 후 소화기로 자체 진화 시도
불꽃신호기 100m 설치해 2차 사고도 막아



ⓒ뉴시스


출근길 도로에서 차량 화재를 목격하고 안전조치와 초기진화 등 신속한 초동조치를 벌인 행인이 제주경찰청 특공대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제주경찰청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0분께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소재 평화로에서 차량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제주경찰청 특공대 소속 이재섭(40대) 경위로 확인됐다.

당시 이 경위는 제주시에서 서귀포시 방면 평화로를 지나고 있었다. 그러다 반대편 차선 갓길에 세워진 차량에서 연기와 희미한 불꽃을 목격하고 119와 경찰 상황실에 출동을 요청했다.

이 경위는 회전도로를 통해 화재 현장으로 이동,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살피는 한편 자신의 차량 안에 있던 소화기 2대를 이용해 초기 진화를 시도했다.

또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불꽃신호기를 도로 주변 100m가량 설치해 후방에서 진입하는 차량들에게 사고 위험을 알렸다.

화재는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약 20분 만에 진화됐으며, 인명 피해도 없었다.

이 경위는 사고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현장을 떠나 출근했다.

이재섭 경위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출근길 아들을 학교에 내려다 주고 가는데 멀리 희미한 연기가 보였다”며 “연기가 날 지점이 아닌데 하면서 계속 운전을 하다가 반대편 차선에서 있던 한 차량 엔진룸에서 불꽃이 살짝 보였다. ‘큰일 나겠다’ 싶어 차를 돌렸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가 많이 당황하셨다. 우선 운전자분께 차량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라고 하고 소화기로 진화에 나섰다”며 “나중에 그분(운전자)께서 고맙다고 하셨다. 다행히 저도 지각하지 않고 출근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춰 (직장에)도착했다”고 전했다.

차량 운전자에 따르면 차량 계기판에 오일 경고등이 들어왔으나 그대로 운전하다가 불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엔진오일 등이 누유되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제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