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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환경에도 명문대 진학… 한국의 지원이 큰 힘”

입력 | 2024-10-31 03:00:00

케냐 ‘AIC 에반에셀아카데미’ 설립한 김옥실 선교사 인터뷰
케냐 교육부 공식 교육기관 지정
현재 유초중고교생 400명이 학습
한국식 과학고 프로그램 만들 예정






케냐 바링고주에서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34년째 살고 있는 김옥실 선교사(68·사진). 그는 1991년 2월 케냐에 입국해 수도 나이로비에서 선교를 시작했다. 1999년 바링고주 카바넷 지역으로 선교지를 옮겼고 케냐 정부가 제공한 땅 4만 평(약 13만2000㎡)에 AIC 에벤에셀아카데미를 설립해 현지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바링고주는 어떤 곳인가.

“케냐 2대 대통령인 대니얼 아랍 모이 전 대통령이 바링고주 출신으로 9개 부족이 살고 있다. 다들 착하고 순수한 편이다. 열대 지역이지만 해발 2000m 이상 고지대라 녹지가 풍부하고 날씨도 1년 내내 한국 가을 날씨 정도라 케냐 내에서도 살기 좋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주민들은 교육열이 높지만 교육 및 의료시설이 열악하다. 교육의 질을 높이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에벤에셀아카데미를 설립했다.”

―AIC 에벤에셀아카데미는 어떤 기관인가.

“케냐 교육부에 공식 등록된 교육기관이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 과정까지 현재 400여 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졸업생들은 나이로비대, 케냐타대, 모이대 등 현지 명문대에 진학하고 있다. 서울대 등 한국 명문대에 입학하는 학생도 있는데 보면 뿌듯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음악과 미술 등 예술 분야에 재능을 가진 학생이 적지 않다. 하지만 교육 인프라가 부족해 재능이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다행히 비정부기구(NGO)인 ‘월드베스트프랜드’와 경기도 경제사절단의 지원으로 다른 교육기관보다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편이다. 열악한 의료시스템도 안타깝다. 아파도 진료비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진료를 못 받는 경우가 많다. 전문 의료시설도 미비하다. 경기도가 바링고주 주립병원과 협력한다고 들었는데 좋은 소식이라 기쁘고 기대된다.”

―향후 계획을 알려 달라.

“포코트 부족 지역 내 교육시설이 매우 열악하다. 그곳에 에벤에셀아카데미 같은 교육시설을 설립하는 게 꿈이다. 에벤에셀아카데미에는 추가로 한국 과학고와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언젠가 에벤에셀아카데미 출신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는 날도 꿈은 아닐 거라 믿는다.”



카바넷=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