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D-5] 트럼프, 미시간外 0.5~2.4%P 앞서 두차례 허리케인, 해리스에 불리 “최신표심 충분히 반영못해” 지적도
미국 대선이 5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백악관 입성을 판가름할 ‘7대 경합주’ 가운데 미시간을 제외한 6개 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보다 근소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 시간) 미 선거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집계한 7대 경합주의 10월 주요 여론조사 평균치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0.6%포인트)와 위스콘신(+0.6%포인트), 네바다(+0.5%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1.0%포인트)에서 트럼프 후보가 더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조지아(+2.4%포인트)와 애리조나(+2.2%포인트)는 좀 더 격차가 있었다. 해리스 후보는 미시간에서만 0.5%포인트 더 높았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트럼프 후보는 선거인단 538명 중 297명(해리스 241명)을 확보해 절반(270명)을 넘어설 수 있다. 다만 지지율 격차가 미미해 실제 개표가 이뤄지기 전까진 승자를 가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 유세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앨런타운=AP 뉴시스
특히 트럼프 후보가 “해리스가 허리케인 피해 복구에 쓸 연방재난관리청 돈을 불법 이민자 거주 비용에 썼다”고 주장하는 등 경합주에서 파상 공세를 펼친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해리스 후보는 이에 맞서 트럼프 후보의 도덕성을 집중 비판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펼쳤지만, 경제나 불법 이민 이슈 등을 놓고 조 바이든 행정부와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7일 CBS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와 다른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떠오르는 게 없다”고 답해 지지자들에게도 큰 비판을 받았다.
미시간을 중심으로 러스트벨트 경합주(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에 많이 거주하는 아랍계 유권자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에 반대하는 분위기도 악재다. 특히 미시간주의 경우 28일 집계됐던 여론조사 평균치에선 트럼프 후보가 해리스 후보보다 0.1%포인트 높았다. 미시간에서도 승리하면 트럼프 후보는 312명(해리스 22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다.
● 개별 여론조사는 해리스 지지율 높기도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 일립스 공원에서 유세에 나선 카멀라 해리스 미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 워싱턴=AP 뉴시스
대선 5일 전 집계된 경합주 여론조사 평균치는 결과가 뒤바뀌는 경우도 있다. 2020년 대선 때는 선거 5일 전 여론조사 평균치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 후보보다 각각 0.4%포인트와 0.6%포인트 높았지만, 실제론 트럼프 후보가 각각 0.3%포인트와 1.4%포인트 차로 이겼다.
2016년 대선 역시 같은 시기 러스트벨트 경합주(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지지율이 트럼프 후보보다 3∼5.7%포인트 높았지만, 결과는 트럼프 후보의 ‘싹쓸이 승리’였다. 또 당시 네바다주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2%포인트 높았지만, 실제 결과는 클린턴 전 장관이 2.4%포인트 높았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라 ‘블루월’로도 불리는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곳에선 2016년, 2020년 대선 5일 전 여론조사에선 모두 민주당 후보가 앞섰지만, 이번 대선에선 미시간을 빼고는 근소하게 낮기 때문이다. 한편 RCP 기준 29일 전국 지지율 평균에선 트럼프 후보가 48.4%로 해리스 후보(48.0%)보다 0.4%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