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육 혼란] “신규유입보다 교수 이동 결과 초래”
교육부가 의대 증원에 따라 내년에 국립대 의대 교수 330명을 신규 충원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국회 예산정책처가 “인력 확충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밝혔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펴낸 ‘2025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서 “전국 국립대 의대 9곳이 2025년에 채용을 동시에 진행할 경우 인력 확충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2월 의료공백 사태가 발생하자 현재 1286명인 지방 거점 국립대 교수를 2027년까지 2286명으로 1000명 늘려 ‘교육의 질’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교육부는 일단 내년도에 330명을 채용하겠다면서 260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대학별로는 부산대가 전임교수를 155명에서 205명으로 50명 늘리겠다고 밝혀 충원 폭이 가장 컸다. 경북대와 경상국립대는 각각 44명을 충원하겠다고 했고 전남대는 43명, 충남대는 41명을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예산정책처는 “국립대 의대 9곳이 동시에 채용을 진행할 경우 인력 확충이 어렵고 공개채용에 시간이 소요돼 기존 기금교수나 임상교수 중 채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신규 유입이 어렵다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기존 교수가 더 나은 조건으로 이동하는 결과만 낳고 새 교수는 충원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국립대 총장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선 기금교수들을 전임교수로 전환해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예산정책처는 신규 채용을 진행하는 국립대 의대가 모두 비수도권이다 보니 수도권 선호 경향 때문에 인력 확보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사립대는 지난 5년간 전임교수 200여 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이 중 상당수는 지방대 의대 기금교수 출신이었다.
신규 채용 분야 중 필수의료 분야는 구인난이 더 심한 상황이다. 최근 서울의 한 의대는 신규 교수 40명 채용을 목표로 모집을 진행했지만 필수의료 분야 지원이 부족해 지원자 수가 28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