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회견서 尹 압박… “의료공백, 지금 못풀면 파국”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특별감찰관은 관철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며 “그것도 안 해서 민심을 어떻게 얻겠느냐”고 말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의료공백 해소 문제를 두고 “최근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들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우려하는 지점”이라고 표현하며 “4대 개혁 동력을 키우기 위해 11월 내에 먼저 매듭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해선 “변화하고 쇄신해야만 야당의 헌정 파괴 시도를 막아낼 수 있다”고 했고 의료공백 사태에 대해선 “지금 풀지 못하면 파국”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혐의 관련 1심 선고가 예정된 11월을 데드라인으로 명확히 제시해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하는 한편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 문제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당 원내지도부에도 조속한 조치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모두발언과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변화를 14번, 쇄신을 9번 언급하며 “남은 2년 반의 당과 정의 성과가 다음 정권의 향방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金여사 문제,분명 중요한 부분”
“국민우려-실망 해결하지 못하면
4대 개혁 추진 어렵다” 尹 직격도
“국민우려-실망 해결하지 못하면
4대 개혁 추진 어렵다” 尹 직격도
● 韓 “우려 실망 해결 못하면 개혁 추진 못해”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김 여사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김 여사 문제가 중요한 부분이란 건 분명하다”며 “특별감찰관 기능이 필요하다. 그것조차 머뭇거린다면 ‘정말 민심을 알긴 아는 거야’란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변화 초창기에 제가 맨 앞에 서서 바람을 막고 있다”며 “결국은 민심을 따르게 된다. 그 시점을 놓치지 말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진 등 당내 의견을 모으는 방식이 거칠다는 중진들의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돌다리를 건널 용기가 없이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한 대표는 “수평적 당정관계로의 발전적 전환”을 강조하면서도 “당정이 시너지를 높여 상생해야 한다” “연금 의료 교육 노동 등 4대 개혁은 당과 정이 함께 추진해야 할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변화 14번-쇄신 9번 언급
“특감 미적거리면 민심 어떻게 얻나”
‘당권 대권 분리’ 개정 가능성 열어놔
“특감 미적거리면 민심 어떻게 얻나”
‘당권 대권 분리’ 개정 가능성 열어놔
● 당권 대권 분리 규정 개정 가능성 열어놔
한 대표는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당권 대권 분리’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만들어질 때 논리가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라면서도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결국 당심과 민심이 정할 문제다. 대단한 헌법적 가치를 지닌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당권 대권 분리 규정에 따르면 대표를 포함한 당 선출직은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려면 대선 1년 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 한 대표가 대선에 나가려면 내년 9월에 사퇴해야 하고 2026년 6월 지방선거는 이끌 수 없다. 이 때문에 친한(친한동훈)계 일각에선 대권 주자인 한 대표를 위해 당권 대권 분리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한 대표 역시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것이다.
이재명-야당 향해서도 날 세워
“李 방탄 위해 사법시스템 난도질
북한군 파병 공식 입장 밝혀라”
“李 방탄 위해 사법시스템 난도질
북한군 파병 공식 입장 밝혀라”
한 대표는 이 대표와 야당을 향해선 날을 세웠다. 그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이) 대표가 직접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 “이 대표의 범죄 혐의 방탄을 위해 헌정 위기를 조장하고 사법 시스템을 난도질하는 폭력적인 정치 행태도 중단하라”고 말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해선 “북한의 무도한 행위에 대해 민주당은 분명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