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없고 처지는 무기력과는 달라” “완치 개념 없어 꾸준한 관리·상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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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와 과로로 몸에 힘이 없고 무기력하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눈꺼풀이 처지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증상(복시) 등이 반복되면 단순한 무기력증이 아닌 ‘중증근무력증’ 증상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중증근무력증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정상 조직이나 물질을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신경의 자극이 근육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근육이 쉽게 피로해지는 질환이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근력 약화와 피로다. 특히 초기에는 눈꺼풀 처짐과 복시 등 안구 근육 약화가 흔히 나타난다. 얼굴 근육 약화로 씹기, 말하기, 삼키기 등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전체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15%는 눈 증상만 발현되지만, 나머지 85%는 다른 근육으로 침범해 팔다리 위약이 일어나며 심한 경우 호흡근까지 약해져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소정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중증 근무력증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병력은 아침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오후에 심해지거나, 쉬거나 수면을 취하면 다시 좋아지는 등 근력 약화의 기복을 보이는 것”이라면서 “초기에는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며 증상이 없어지기도 하지만 결국 악화돼 전신으로 침범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말했다.
중증근무력증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자세한 병력 청취와 진찰이 중요하다. 중증 근무력증이 의심되면 반복신경자극검사, 아세틸콜린수용체 항체 측정, 항콜린에스테라제 약물 투여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중증근무력증은 자가면역질환인 만큼 면역 체계를 유지하면서 병의 악화를 막고 증상을 적절히 조절하며 완화 시키는 게 치료의 목표다. 치료법으로는 아세틸콜린에스터레이스 억제제, 면역 억제제, 부신피질호르몬제,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 투여, 혈장분리교환술, 흉선 절제술 등이 있다.
소 교수는 “중증근무력증은 사라지지 않고 평생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질병이지만, 조기 발견 후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할 경우 큰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