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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하면 모든 게 조심스럽다. 금연 금주는 기본. 카페인의 악영향을 우려해 커피까지 멀리하는 경우도 흔하다.
평소 커피를 즐기던 임신부라면 크게 반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와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등 여러 기관의 연구자들은 임신 중 커피 섭취와 아이들의 신경 발달 사이에 별다른 관련성이 없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학술지 ‘심리의학’(Psychological Medicine)에 발표했다.
처음 연구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임신부들이 우려하는 대로 커피 섭취 수준이 높을수록 아이들의 의사소통, 주의력, 과잉행동 등 신경 발달 문제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흡연, 음주, 교육수준, 소득 같은 다른 요인을 고려한 후 다시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연관성이 사라졌다. 이에 임신중 마신 커피가 아이의 뇌 발달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멘델 무작위화(Mendelian randomization)라는 정교한 유전적 기법을 사용했다며 이 방법은 커피 섭취와 관련된 유전적 변이를 활용하여 커피 섭취가 아이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며, 전통적인 관찰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임신 중 모체의 커피 섭취가 아이의 신경 발달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증거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퀸즐랜드 대학교 분자생명과학연구소의 건-헬렌 모엔(Gunn-Helen Moen) 박사는 “멘델 무작위화 방법의 장점은 카페인, 알코올, 흡연, 식단의 영향을 데이터에서 분리하며 임신 중 카페인의 영향만을 단독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연구 관련 성명에서 밝혔다.
모엔 박사는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세계에서 커피 소비량이 가장 많은 편”이라며 “우리의 분석에서 임신 중 커피 섭취와 아동의 신경 발달 문제 사이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