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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체투지 종료’ 전장연, 혜화역서 선전전…“서울대병원서 계속”

입력 | 2024-10-31 10:44:00

집회 해산 과정서 활동가 고성…경찰 연행 인원 없어
“서울대병원, 장애인 의무고용 위반…전담창구 마련”



30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하고 있다. 2024.09.30. 뉴시스


전날 ‘출근길 지하철 100일 포체투지’ 중단을 발표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1일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선전전을 이어갔다. 전장연은 향후 혜화역과 인근 서울대병원에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께부터 20분가량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5-4 승강장(동대문역 방면)에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703일 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장애인 의료 접근성 보장을 위한 장애인 전담 창구 마련하라’ ‘전장연은 폭력 조장 단체가 아니다’ ‘장애인권리 갈라 치기 혐오정치 멈춰라’ ‘지하철 엘리베이터 100퍼센트 설치 약속 이행하라’ 등 요구사항이 담긴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전장연 관계자는 전날 포체투지 종료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포체투지 시위를 마무리한 것일 뿐 지하철 선전전은 계속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오전 8시께부터 경찰과 대치하다가 오전 8시20분께 승강장에서 퇴거, 혜화역 2번 출구로 자리를 옮겨 시위를 이어갔다.

혜화역장은 활동가들을 향해 “허가되지 않은 불법 시위 등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철도안전법에서 금지하고 있다”며 “지금 즉시 허가되지 않는 불법 침묵시위를 중지하고 역사 밖으로 퇴거하라. 퇴거 불응 시 강제퇴거시킬 수 있음을 알린다”고 방송했다.

경찰도 “혜화역장의 세 차례 걸친 퇴거 요청에도 불구하고 (단체는) 계속해서 금지된 행위를 하고 있다”며 “퇴거 과정에서 경찰관과 철도 종사자 등을 휠체어로 부딪히면 이유를 불문하고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집회 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남성 활동가 1명이 ‘만지지 말라’고 고성을 지르며 2분가량 대치했으나 연행된 사람은 없었다. 지하철 지연도 발생하지 않았다.

전장연은 지난 6월부터 전날까지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권리 중심 공공 일자리 노동자 400명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에서 바닥을 기어가며 이동하는 ‘포체투지’를 진행해 왔다. 이와 별개로 전장연은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703일째 지하철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전장연은 혜화역 지하철 선전전을 마치고 서울대병원 본관으로 이동, ‘서울대병원 장애인전담창구 마련 및 장애인의무 고용률 준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출근길 선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지난 22일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면담 자리에서 31일까지 답변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그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며 “장애인차별대학병원 1호점인 서울대병원이 저희의 요구를 어떻게 반영해 나갈지 답변을 줄 때까지 선전전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대병원의 장애인고용인원은 424명으로 장애인고용의무인원 568명에 미치지 못한다. 또 현재 수어통역사 1명이 채용 과정에 있지만, 시각·발달·지체 등 장애유형별 의료적 지원 방안은 부재한 실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