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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료 오른 이유 있었네…비급여 실손보험금만 97억원 챙긴 병원”

입력 | 2024-10-31 13:57:00

지난 4년간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 7조원 넘어



31일 국회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이 손해보험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도수치료·체외충격파치료·증식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이 7조4052억 원(3858만 건)에 달했다. 병원에서 시민들이 진료 대기를 하고 있다. 2024.5.3/뉴스1


도수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이 올해에만 벌써 1조6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2조 원대를 처음 기록한 지난해 지급 보험금 규모를 다시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병원은 지난해 비급여 실손보험금으로만 무려 96억5000만원을 챙겼다.

31일 국회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이 손해보험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도수치료·체외충격파치료·증식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이 7조4052억 원(3858만 건)에 달했다.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 규모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1조8469억 원(936만 건), 2022년 1조8693억 원(986만 건), 지난해 2조1271억 원(1152만 건), 올해 8월까지 1조5620억 원(784만 건)으로 지난해부터 급증하고 있다.

비급여 물리치료 종류별로 보면 도수치료에 지급된 실손보험금이 4조4809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체외충격파 치료 1조6521억 원, 증식치료 835억 원 순이다.

지난해 비급여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의료기관을 살펴보면, 병원급 이상의 상위 5개 의료기관에 지급된 보험금이 278억 원에 달하였으며, 이 중 1위인 인천 소재 병원에만 96억5002만2000원이나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에도 5개 의원에 지급된 비급여 실손보험금은 111억 원이며, 이 중 1위는 경기도 소재 의원으로 44억5778만9000원이나 지급됐다.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피보험자(환자) 및 의료기관별 실손보험금 규모를 분석한 결과, 과잉진료로 의심되는 문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피보험자별 실손보험금 청구 규모가 많은 사례(작년 청구액 기준)를 살펴보면 한 40대 남성 A 씨는 약 11개월간 의료기관 8곳에서 입·통원 치료를 받으면서 342회(도수치료 23회, 체외충격파 309회, 기타 10회) 비급여 물리치료를 받고, 약 8500만 원의 실손보험금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40대 남성 B 씨는 1년간 의료기관 2곳을 번갈아 가며 약 6개월에 걸쳐 입원하면서 694회(도수치료 149회, 체외충격파 191회, 기타 354회) 비급여 물리치료를 받고, 약 6500만 원의 실손보험금을 청구했다.

비급여 물리치료가 만연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는 급여와 달리 진료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의료기관에서 원하는 만큼 진료 횟수와 금액을 책정할 수 있으며, 의사가 권하는 진료를 환자가 거부하는 것은 비록 비급여라 할지라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보건당국의 비급여 관련 규제 미흡 및 실손보험 상품의 폭넓은 보장으로 필수의료 인력들이 상대적으로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도수치료와 같은 비급여 진료 중심의 의원 개원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강민국 의원은 “수백 번씩 1억 원 가까이 도수치료를 받는 것이 정상적인 환자 치료와 상관이 있는지 의문이며, 이러한 비정상적 과잉 물리치료 근절을 위해 보험회사에서 합리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과잉진료를 제어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회사에서 합리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과잉진료를 제어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 실손보험 약관 개정을 통해 비급여 물리치료에 대한 제어 방안을 구축하고, 판매된 실손보험까지 포함하여 합리적으로 심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