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녹취록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녹취록이 공개되고 있다. 2024.10.31/뉴스1
31일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공관위(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고 그랬다”라고 명 씨에게 말한 2022년 5월 9일 통화에 대해 명 씨가 그해 6월 15일 지인에게 설명하는 녹취록도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서 명 씨는 “처음에 무슨 말이 많은지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마누라보고 얘기하는 거야”라고 했다. 이어 “끊자마자 마누라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당시 공관위원장)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꼭 오십시오’”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과 명 씨 통화 다음 날인 2022년 5월 10일 국민의힘 6·1재·보궐 공천관리위원회는 경남 창원 의창 보궐선거 공천 신청자 8명 중 김영선 전 의원을 전략공천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명 씨는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이는 앞서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 강혜경 씨가 공개한 명 씨의 발언과도 연결된다. 명 씨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 7일 전인 2022년 5월 2일 강 씨와의 통화에서 “오늘 (김)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걱정하지 말라고, 나보고 고맙다고, 자기 선물이래”라며 “하여튼 입조심해야 된다. 알면은 난리 뒤집어진다”라고 했다.
● 명태균 “윤한홍·권성동 압박에 가만 안 있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정부법무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 4.10 총선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주장하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2024.10.8/뉴스1
실제로 명 씨는 윤 대통령과 통화한 2022년 5월 9일 강 씨와의 통화에서 ‘윤핵관을 꺾고 김 전 의원 공천을 관철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명 씨는 “윤한홍이가 대통령 이름 팔아가 권성동이가 그 공관위 압박을 넣어서.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 아니잖아. 사모(김건희 여사)하고 전화해서, 대통령 전화해서.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그라데, 그래서 윤상현은 끝났어”라고도 했다.
다만 윤한홍 의원은 통화에서 “그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를 한다고 공천을 쳐다볼 틈도 없었다”며 “막판에 용산에 가냐, 못 가냐를 두고 업무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청와대 이전 TF 팀장을 맡았다.
● 김영선 공천 당시 “무연고 공천” 반발
당시 지역에서는 여성 인재 발굴, 대선 승리 기여도 등을 이유로 김 전 의원 공천이 발표되자 ‘무연고 공천’에 대한 반발이 나왔다. 김 전 의원은 2017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2020년 총선 때 경남 창원 진해에 출마했으나 창원 의창과는 연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김종양 의원 지지자들은 “지역 연고도, 정치적으로도 거리가 먼 사람을 공천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녹취에서 명 씨는 김 전 의원 외에 (2022년 6월 지방선거) 김진태 강원도지사,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김건희 여사의 선물이라 하고 (2022년) 3월 서울 서초갑 보궐 조은희 의원 당선도 자신 덕분이라고 말한다”고도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