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D-4] “푸에르토리코 쓰레기 섬” 공화 역풍… 바이든은 “트럼프 지지자가 쓰레기” 트럼프 “내 지지자는 美 심장-영혼”… 해리스측 “바이든 실언이 표 날려” 벌써 투-개표 놓고 법정 싸움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30일 대선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연설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쓰레기 수거차를 타고 유세를 벌였다. 그는 “트럼프 지지자는 쓰레기”라고 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거듭 비판했다. 매디슨·그린베이=AP 뉴시스
“유일한 쓰레기는 ‘트럼프 지지자’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29일 발언)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이다.”(미국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의 지난달 27일 발언)
5일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는 인사의 ‘쓰레기’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초접전 구도로 한 표가 아쉬운데 같은 진영 인사가 실언으로 ‘내부 총질’을 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두 후보 모두 발언의 후폭풍이 어떤 식으로 번질지 몰라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30일 주요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유세에서 대선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적힌 쓰레기 수거차를 타고 나타났다. 오렌지색과 형광색이 섞인 안전조끼 등 환경미화원 복장을 한 채 “2억5000만 미국인(유권자)은 쓰레기가 아니다. 그들(해리스 후보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전체를 쓰레기처럼 대우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같은 날 또 다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도 “내 지지자는 쓰레기가 아닌 미국의 심장 겸 영혼”이라며 “미국인을 미워하면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같은 달 27일 트럼프 후보의 뉴욕 유세에 찬조 연설자로 나선 백인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라틴계가 대부분인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폄훼했다. 이틀 후 바이든 대통령은 취재진이 이 발언에 관해 묻자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라고 했다. 트럼프 후보의 쓰레기 수거차 탑승과 환경미화원 복장 착용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힌치클리프의 실언을 지지층 결집에 이용하려던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 그는 지난달 30일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따라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에 나섰다.
● 사전투표 5900만 명… 투·개표 법정 다툼도
두 후보의 전국 및 경합주 지지율은 초접전이다. 지난달 30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대선 승자 예측 모델에 따르면 두 후보의 승리 확률이 50%로 동률이었다. 같은 날 CNN이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두 후보가 모두 48%의 지지를 얻었다. 다만 퀴니피액대의 같은 주 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47%로 해리스 후보(46%)를 근소하게 앞섰다.
사전투표 열기 또한 뜨겁다.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는 지난달 30일 기준 사전투표자가 5900만 명을 넘겼다고 집계했다.
투·개표 과정을 둘러싼 법정 다툼도 한창이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30일 운전면허증에 따르면 미국 시민이 아닌데도 버지니아주 유권자로 등록한 1600명을 버지니아주의 유권자 명부에서 삭제하는 것을 허용했다. 트럼프 후보 측에 유리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선 트럼프 후보 측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달 29일까지였던 우편투표 용지 수령 마감 기한을 1일로 연장했다. 민주당과 해리스 캠프 측은 공화당과 트럼프 캠프가 대선 패배 시 불복하며 관련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벌써부터 ‘물밑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