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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보다 월급 많은 사회 만들어야 지속성장”

입력 | 2024-11-01 03:00:00

테녜 스웨덴 고령사회보장부 장관
“작년 정년-연금수령 65세→67세로… 정부가 헛돈 안쓴다는 믿음에 가능
노인들 오래 일하면 연금고갈 예방
숙련된 경험-지식 사회전반에 도움”



정년 연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안나 테녜 스웨덴 고령사회보장부 장관.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노인의 노동 기간을 늘려 ‘연금’보다 ‘월급’을 많이 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최근 내한한 안나 테녜 스웨덴 고령사회보장부 장관(47)이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정년 연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출산 고령화, 인플레이션 등으로 그간 ‘복지 선진국’으로 불렸던 북유럽에서도 연금 및 사회보장제도 개혁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지난해 연금 수급 연령 및 정년을 모두 기존 65세에서 67세로 높인 스웨덴이 한국 등 많은 국가에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테녜 장관은 “많은 나라가 숙련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데 노인들이 오래 일하면 연금 고갈을 막을 수 있고, 이들의 숙련된 경험과 지식이 기업과 사회 전반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노인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의 ‘근로 소득’이 ‘복지 수당’을 능가해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프랑스는 연급 수급 연령 및 정년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테녜 장관은 스웨덴이 이 같은 내홍 없이 정년 연장을 이뤄낸 비결로 정부에 대한 높은 신뢰를 들었다. 그는 “스웨덴 국민은 정부가 비효율적인 관료주의에 빠지지 않으며, 불필요한 돈을 쓰지 않는다는 믿음이 확고하다”고 자신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정치인, 공무원 등도 당적이나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국가 운영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년 연장이 복지 혜택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 또한 반박했다. 올해 기준 스웨덴에 40년 이상 거주했고 월 연금 수급액이 1만7655SEK(스웨덴 크로나·약 228만 원) 미만인 고령자에게는 매달 최대 1만1603SEK(약 150만 원)의 최저 연금이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비에도 개인 부담금 상한(연간 진료비 1400SEK, 약값 및 의료기기 구매비 2850SEK)이 있어 초과분 전액은 국가가 부담한다고 강조했다.

테녜 장관은 “스웨덴은 전 세계에서 강력한 사회복지 체계를 자랑하는 국가”라며 최근 노인 돌봄에도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를 원하는 고령자의 거주지에 의료장비, 센서 등을 설치해 이들이 위기 상황에 처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테녜 장관은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속한 중도우파 성향의 온건당 소속이다. 벡셰 시장, 온건당 부대표 등을 거쳐 2022년 10월 장관으로 취임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