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역명 담은 아이디어 쏟아져 “상권 활성화” vs “콘텐츠 차별화를”
“진주에선 주얼리, 청주에선 청주(술) 축제를 열어주세요.”
최근 경북 김천시가 지역명을 담은 역발상 축제(김밥축제)를 선보여 흥행에 성공하자,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민들의 축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검토에 나서면서 김천 축제 이후 지자체 명칭을 딴 테마 축제들이 새롭게 탄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김천시는 ‘김밥천국’의 줄임말이 ‘김천’인 것에서 착안해 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제1회 김천김밥축제’를 개최했다. 첫 축제에 2만 명 정도가 찾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김천시 인구(약 13만5000명)에 버금가는 10만 명 이상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실제로 충남 공주시에선 올해 처음으로 공주(Princess)를 테마로 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 공주시 관계자는 “공주는 그동안 역사나 문화 관련 축제만 있어 이런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지역명인 ‘공주’ 명칭을 따 이번 축제를 기획했다”고 했다. 국내 최대 라면 생산 공장인 농심 구미공장을 보유한 경북 구미시는 3년째 라면 축제를 열고 있다.
반면 ‘단순한 말장난일 뿐,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색 축제들이 일시적인 관심 끌기를 넘어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실제 김천시 축제는 1억 원의 예산이 책정돼 흥행에 성공했지만 당장 내년 예산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공주 페스티벌 또한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4년간 사업을 보장받았지만 이후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유입이 축제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기존 가족 단위 방문객을 뛰어넘은 다양한 연령층을 유입시킬 수 있는 전략도 요구된다.
김흥렬 목원대 항공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김천김밥축제는 MZ세대를 겨냥하면서 대중들의 시각을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으로 끌어내 상당한 효과를 창출했다”며 “다만 지자체마다 김천과 같은 축제를 우후죽순 만들었다간 테마가 중복되면서 오히려 이런 열기가 금세 식어버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