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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초등생 ‘청소차 참변’ 뒤에야…인도 진입 막는 ‘볼라드’ 설치

입력 | 2024-11-01 08:48:00

아파트단지 교통사고 사각지대



31일 오후 광주 북구 한 아파트단지 내에서 한 시민이 재활용품 수거 차량에 치어 숨진 초등학교 1학년 A 양을 추모하고 있다. 2024.10.31/뉴스1 


“아파트 인도에 ‘볼라드’만 설치됐더라면….”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청소차량의 후진으로 A 양(7)이 세상을 떠난 후 뒤늦게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도와 차도를 나누는 경계에 볼라드가 설치됐다면 차량의 인도 진입을 막을 수 있었을 거란 뜻이다.

1일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아파트는 지난 달 30일 오후 사고 구역 인근에 볼라드를 설치했다. 이날 오후 1시 20분쯤 5톤 청소차 운전자 A 씨(49)가 하교하던 B 양(7)을 들이받아 사망한 직후다.

아파트 관리주체는 사고가 발생하자 인근 50m 근방에 차량 진입이 불가능 하도록 볼라드를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A 씨는 해당 아파트의 분리수거장에서 폐기물을 수거하기 위해 턱이 낮은 공간을 활용해 인도로 진입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우측 후방에 있던 아이를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유가족과 주민들은 아파트 단지 내 도로가 교통사고 예방과 사고관리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제기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단지 내 도로는 사유지로 분류돼 교통 단속이나 예방 활동이 어렵다.

현행 교통안전법에는 교통안전에 영향을 주는 잠재적 위험 요소가 존재하더라도 입주자들이나 관리자가 선제적으로 지자체에 실태점검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 공동주택단지 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각각 2728건, 2861건으로 사상자는 7101명에 달한다.

하지만 단지 내에서 운전을 하다 12대 중과실사고를 내도 형사처벌이 불가능하다.

B 양 유가족들은 “분리수거를 위해 나온 주민, 통학하는 어린이들이 지나다니는 아파트 내 인도에 차량이 올라탈 수 있게 방치했다”며 “제 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평소에도 택배 차량을 비롯해 일반 승용차도 인도 위에 주차를 한다”며 “뒤늦게 볼라드를 설치해도 이미 떠나간 생명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