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두 더 실으려 탑재 공간 넓힌 듯 ‘최대 10기’ 러 야르스급 롤모델 관측 사전 공개도 없이 바로 시험발사 최종관문 재진입 기술은 입증 못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앞)이 딸 주애(오른쪽)와 함께 지난달 31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포-19형’ 시험발사 현장에 있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달 31일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화성-19형’이란 새 이름을 부여하면서 1일 ICBM의 “최종 완결판”이라고 주장했다. 핵으로 미국 본토 어디든 때릴 수 있는 ‘미사일의 끝판왕’이라고 주장한 것. 화성-19형은 앞서 4년 전 공개해 ‘괴물 ICBM’으로 불린 액체추진 화성-17형을 포함해 북한이 보유한 ICBM 중 가장 크다.
군 관계자는 “더 무거운 핵탄두나 여러 발의 핵탄두를 미 본토 전역에 날려보내는 ‘핵 최종 병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군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화성-19형은 최대 3발의 탄두를 싣고 미 본토 주요 도시에 동시 핵타격을 가하는 게 목표일 것”이라고 했다.
● “탄두중량, 화성-18형보다 2배 늘어난 듯”
화성-19형은 1, 2단 추진체를 확장해 화성-18형보다 덩치를 키운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화성-18형의 탄두중량은 약 1.2t으로 추정되는데, 화성-19형은 최소 2t 이상을 목표로 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화성-19형의 탄두 탑재부는 화성-18형보다 좀 더 뭉툭해졌다. 여러 발의 핵탄두를 싣기 위해 내부 공간을 넓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과 워싱턴 등 미 주요 도시를 동시에 핵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ICBM의 유력한 증거란 것이다.
다만 탑재부 형태 등만으로 다탄두 ICBM이라고 확정짓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이 운용 중인 미니트맨3 등 다탄두 ICBM은 탑재부가 뾰족한 유선형이다. 군 당국자는 “탄두 탑재부의 크기와 형태를 바꿔가며 최적의 다탄두 장착 시스템을 갖춰가는 과정일 것”이라고 했다.
● 러시아 ‘야르스’급 ICBM이 최종 목표
화성-19형의 ‘롤 모델’이 러시아의 야르스급 다탄두 ICBM이란 관측도 많다. 북한은 러시아가 야르스 ICBM 발사 훈련을 한 지 이틀 만에 화성-19형을 쐈다. 야르스는 최대 10기의 핵탄두를 싣고 음속의 20배 이상으로 1만2000km까지 날아간다.
다만 북한은 아직 ICBM의 최종 문턱인 재진입 기술은 입증하진 못했다. 그런 만큼 러시아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조만간 정상각도로 발사해 능력을 증명하려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장관급)은 1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영도 아래 반드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승리의 날까지 언제나 러시아 동지들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워싱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