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임기 절반도 안된 시점에 ‘심리적 마지노선’ 20%대 무너져… 국정 긍정평가 17% 그친 조사도 與내부 “임기말도 보기힘든 지지율”… 정진석, 尹 시정연설 불참 시사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임기 반환점(10일)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국정 운영 동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평가받는 20%대가 무너진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임기 말에나 나타나는 10%대가 벌써 나왔다. 윤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지율 하락을 멈출 수 없다”며 들끓는 분위기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임기 중 최저치인 19%로 나타났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도 72%로 최고치였다.
특히 이날 조사에 따르면 보수의 핵심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주 26%보다 8%포인트 떨어진 18%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보다 1%포인트 낮은 수치로, TK 지역에서 1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여당의 총선 참패 뒤 조사(4월 26일) 때 지지율인 25%보다 낮아 보수 민심에서도 이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지율 하락에는 조사 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 명태균 씨 간 통화 육성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은 “그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핵심 지지층이 모두 빠져나가는 게 확인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진솔하게 설명하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해야만 지지율 하락세를 그나마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17%, 부정 평가는 78%로 나타났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4일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현재로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지 않으면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하게 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