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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당선돼도 ‘美 우선주의’…해리스-트럼프 ‘보호 무역’ 한 목소리

입력 | 2024-11-03 15:14:00


5일(현지 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중 누가 당선되든 ‘미국 우선주의’가 현재보다 강해질 전망이다. 특히 양극단으로 치달으며 대립하는 두 후보가 ‘보호 무역’만큼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의 경우 최대 20%의 보편관세 등 강경한 통상 정책을 내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의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후보는 9월 조지아주 유세에서 미국을 착취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한국을 꼽으며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주로, 독일에서 조지아주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로 일자리 엑소더스(대탈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444억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도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이라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의 무역적자 개선을 위한 압박이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지와 관세를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후보는 법인세 등은 대폭 낮추는 대신 관세를 늘려 나라 곳간을 채우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에 나선 배경이었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간 트럼프 후보는 전기차 보조금을 골자로 하는 IRA를 계속 비판해왔다. 또 당선시 IRA 보조금 페지도 거론해 왔다. 트럼프 후보 당선 시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헤지펀드계 억만장자 존 폴슨은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IRA 보조금 폐지를 예고했다. 트럼프 후보가 지난달 “정말 나쁜 거래”라고 지목한 반도체지원법(칩스법)도 주목된다. 다만 두 법 모두 입법사항이기에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대통령의 권한으로 반도체 관련 정책을 전면 수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해리스 후보는 첨단 기술제품의 대중(對中) 규제 강화와 제조업 부활을 전면에 내걸었다. 다만 세부적인 산업·통상 전략은 트럼프 후보와 엇갈린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식 관세 폭탄이 물가 전반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철강과 알루미늄, 전기차 등 중국이 물량 공세를 펼치는 품목을 콕 집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역수지에 대한 직접적 압박은 덜하겠지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공급망에 참여하고, 중국과 경제산업 부문에서 거리를 두라는 압력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