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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서 못 쓰던 수소… ‘1달러 시대’ 눈앞에

입력 | 2024-11-04 03:00:00

KIST 연구팀, 고효율 촉매 개발
이리듐 사용량 20분의 1로 줄여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여겨지는 수소를 1kg당 1달러에 살 수 있는 시대를 앞당기는 촉매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명근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선임연구원, 유성종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수전해 촉매에 사용되는 이리듐을 상용 촉매의 20분의 1로 줄인 고효율 촉매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수전해는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이다.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한다. 다른 수소 생산 방식에 비해 친환경적이지만 대량 생산하기는 쉽지 않다. 수전해 반응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과 내구성을 보이는 ‘이리듐 촉매’가 비싸기 때문이다. 이리듐은 남아프리카 등 특정 지역에서만 채굴되기 때문에 공급 불안정성이 높아 이리듐 사용량을 줄인 촉매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리듐 촉매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고내구성 탄소 지지체를 적용한 저이리듐 촉매를 개발했다. 지지체란 수전해 반응에서 촉매를 사용할 때 작은 촉매 입자들이 시간이 지나며 뭉치는 현상을 막는 역할을 한다. 기존 이리듐 촉매에서 주로 쓰이던 탄소 지지체는 수전해 반응을 일으키는 전압인 1.6∼2.0V(볼트)에서 쉽게 이산화탄소 등으로 산화돼 불안정했다. 연구팀은 물과 상호작용이 적은 소수성 탄소를 지지체로 적용해 이리듐 사용량을 줄인 촉매를 개발했다. 문제는 이리듐 사용량을 줄인 촉매의 경우 수전해 반응 중 이리듐이 쉽게 상태가 변하거나 내구성이 빠르게 저하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이리듐의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셀레늄(Se)을 촉매에 첨가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를 상용화된 수전해 설비에 적용해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리듐 사용량을 기존의 20분의 1 수준으로 줄인 촉매만으로 기존 촉매를 사용했을 때와 같은 양의 수소를 생산했다. 수전해 설비를 대규모로 구축하는 비용과 수소 생산 단가를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촉매를 활용하면 수소 1kg을 1달러에 살 수 있는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저이리듐 촉매 구현을 위한 지지체 개발 및 촉매 성능 확보를 위한 전략을 함께 제시했다”면서 “대규모 촉매 합성 기술을 접목해 그린수소 생산 단가를 낮추고 수소 사회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