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은 ‘대출 조이기’에 1조 늘어 금융당국 “2금융권도 은행권처럼… 연간 증가액 목표치 등 규제 검토” 주춤하던 가계부채 다시 증가세 지난달 6조↑… 당국 목표범위 넘어
10월 금융권 전체의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6조 원 넘게 불어나며 다시 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 은행권이 금리 인상과 한도 조정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1조 원대에 그쳤지만 2금융권에서 2조 원가량 대출이 불어났다.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 효과’가 현실화되자 금융 당국은 추가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조 원가량 증가했다. 8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9조8000억 원으로 급등했다가 9월 들어 5조2000억 원으로 축소됐는데, 한 달 만에 다시 금융 당국이 목표로 한 관리 범위(약 5조5000억 원)를 넘어선 숫자가 나온 것이다.
특히 상호금융, 보험, 여신전문금융회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대출이 2조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1년 11월(3조 원 증가) 이후 2년 11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10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이 9월 말 대비 1조1141억 원 늘어난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나머지는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과 보험약관대출, 신용대출 등이었다. 지난달 카드론 증가 폭은 5000억 원대, 보험약관대출은 3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풍선 효과를 경계하며 수차례 ‘구두 경고’ 등에 나서 왔음에도 2금융권 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금융 당국은 11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2금융권에도 은행권처럼 ‘연간 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받아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은행들은 연초마다 금융 당국에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제출하고 있다.
2금융권 수도권 주담대에도 2단계 스트레스 원리금총부채상환비율(DSR) 금리를 1.2%포인트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 당국은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 조치를 시행하면서 은행권 수도권 주담대에 한해서 0.75%포인트가 아닌 1.2%포인트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제 2금융권 수도권 주담대에도 스트레스 금리를 더 얹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래 금리 변동 리스크를 반영해 스트레스 금리(가산 금리)가 붙으면 대출 한도는 줄어든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