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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세대와 함께 디지털-AI 새마을운동 가능케 할 것”

입력 | 2024-11-04 03:00:00

김광림 새마을운동중앙회장 인터뷰… 50년 전 경제발전의 축, 가치 이어야
세계 45개 국가서 새마을운동 도입… ‘한국처럼 될 수 있다’는 희망 가져
“아직도 새마을?” 청년 질문에 고민… 73개 대학 MOU 체결, 2465명 활동
환경-건강-문화 결합된 새모델 구축



지난달 24일 경기 성남시 새마을운동중앙회 본관 회장실에서 김광림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올해 7월 제27대 새마을운동중앙회장으로 선출된 김 회장은 청년 세대로의 새마을운동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남=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세대 단절 없이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 새마을운동의 주축을 청년 세대로 넓혀 가려 한다.”

지난달 24일 경기 성남시 새마을운동중앙회 본관 회장실에서 만난 김광림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올해 7월 제27대 회장에 취임한 김 회장은 청년층으로부터 ‘새마을운동을 아직도 하냐’는 질문을 받은 뒤 고민에 빠졌다고 했다.

김 회장은 “50년 전 우리가 이룬 경제 발전의 한 축인 새마을운동의 정신과 가치는 오늘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새마을운동을 경험한 청년들을 늘려 나가고 청년들의 디지털 능력, 인공지능(AI) 등을 기반으로 한 새마을운동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전 세계 45개국으로 확산

김 회장은 취임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새마을운동 연설문을 읽으며 새마을운동의 정신과 가치를 되새겼다고 한다. 새마을운동의 배경에는 1962년에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있다. 국가 주도 산업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농촌에서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현상이 대두됐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도농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바로 새마을운동이다. 김 회장은 “‘잘살아 보자’, ‘하면 된다’는 일념을 바탕으로 근면, 자조, 협동의 자세로 어려운 문제들을 극복해 나가자는 것이 새마을운동의 가치”라며 “이런 노력 끝에 대한민국이 유일하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회장은 새마을운동의 정신이 퇴계 이황 선생의 ‘경(敬)’ 사상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퇴계의 경 사상은 단순히 개인의 수양을 넘어 사회 공동체의 조화와 번영을 중시한다. 김 회장은 “퇴계학의 경 사상은 끊임없이 나를 바르게 다잡으며 이웃과 사회에 대한 공경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오래전부터 퇴계학에 관심을 가져왔고 최근까지도 퇴계학연구원에서 그의 사상과 철학을 공부한 만큼 앞으로 새마을운동중앙회장으로서 제 책무를 비롯한 모든 것에 이러한 경 사상을 더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45개국이 새마을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이들 국가에 마을 특성 등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진행해 새마을사업을 추진할 기반을 마련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 9월에는 국내에서 지구촌새마을지도자대회와 새마을운동 글로벌 협력국 국장 회의를 개최하고 새마을운동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불과 54년 전, 새마을운동을 하기 이전의 대한민국 생활상을 보면 해외 국가들이 깜짝 놀란다”며 “한국을 보며 다른 나라들이 ‘우리도 똑같이 하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새마을운동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 세대로 새마을운동 계승돼야”

김 회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청년 세대’다. 새마을운동을 경험한 청년 세대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대학새마을동아리, 지역사회 모임 등으로 구성된 청년새마을연대를 출범시키고 청년 세대가 중심이 된 지속 가능한 운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학새마을동아리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대학은 총 73곳으로 2465명이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은 “근면, 자조, 협동을 바탕으로 하는 새마을운동은 단지 이를 경험한 세대가 말로 전수한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20, 30대 때부터 몸에 밸 수 있도록 해외 봉사활동과 워크숍 등을 실시해 디지털, AI 새마을운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현대적으로 계승된 새마을의 모습은 △자연과 숲이 어우러지는 녹색마을 △편안하고 장수하는 건강마을 △여유롭고 품격 있는 문화마을 등 ‘GHC(Green, Healty, Cultural) 마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새마을운동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국민적 연대와 협력을 통한 공동체 회복을 강조하는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림 새마을운동중앙회장 프로필△경북 안동(76)
△안동농림고, 영남대 경제학과
△서울대·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행정학 석사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재정경제부 차관
△18·19·20대 국회의원

성남=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