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의혹 피의자로 검찰 출석 “金여사에 부탁 안해” 혐의 전면 부인 金, 5선 의원에 임시 당대표도 맡아 “明의 尹부부와 친분과시 의식한듯”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김 전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참고인 신분이었던 6월 이후 두 번째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창원지검 청사 앞에서 “윤 대통령 (대선 당시) 여론조사 비용 문제는 신문을 보고 알았다”며 “나는 (대가성 공천 의혹과) 상관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당선된 뒤로 명태균 씨에게 총 25회에 걸쳐 9000여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의원의 회계 담당자였던 강혜경 씨는 명 씨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위해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해줬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을 받아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보답으로 김 전 의원이 명 씨에게 세비 일부를 나눠줬다는 것이 강 씨 측 주장이다.
정치권에선 당 대표에 5선까지 했던 김 전 의원이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지역에서 텔레마케팅과 여론조사 사업 등을 하던 명 씨와 공천 청탁 의혹으로 엮인 건 결국 명 씨가 과시해 온 윤 대통령 부부와의 밀접한 관계를 의식했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우세하다. 그동안 공개된 명 씨 관련 녹취에서 명 씨는 “김건희가 나를 만났기 때문에, 김건희 때문에 윤석열이 그리 된 것”, “김 여사가 ‘우리 명 선생님 선물은 김영선, 박완수’(라고 했다)”라는 등 수차례 윤 대통령 부부와 직접 연락하는 사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전 의원뿐 아니라 여권의 많은 정치인이 결국 대통령 부부를 언급하는 명 씨를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이 선수(選數)에 비해 당내 입지가 탄탄하지 못한 데다 19, 20대 총선에서 내리 연패하고 지역 연고가 없는 경남 창원으로 출마하려다 보니 지역에서 활동했던 명 씨에게 자연스레 의지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 전 의원의 고향은 경남 거창이지만 15, 16대 때는 비례대표를 지냈고 17, 18대 때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당선됐다.
검찰은 조만간 명 씨도 불러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